1분기 금융상품 투자 비중, 매출의 30% 초과
손절후 고위험 채권투자로 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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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지완 기자] 콘돔 제조업체 유니더스가 수년간 적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주식·채권 등 상품투자에 집중, 눈길을 끈다. 투자규모도 연간 매출의 30% 수준에 달할 정도로 상당하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니더스는 1분기 2억9968만원의 영업 적자를 시현했다. 다만 금융상품 평가손익과 배당 등의 금융수익이 1억7703만원이 나면서 당기순적자(1억7352만원)가 다소 줄어들었다.
유니더스의 최근 4년간 매출액은 247억원 →183억원→174억원→153억원으로 감소추세다. 같은기간 영업이익 역시 8억→-12억원→ -15억원→ -11억원을 기록,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 연간매출 대비 금융투자자산 30% 초과
유니더스가 영업흑자를 냈던 2013년의 주식·채권 투자규모는 21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던 규모가 영업적자가 시작된 2014년 33억원→2015년 49억원→2016년 51억원 수준으로 점차 확대됐다. 이 기간 매출대비 이 같은 상품투자 규모는 9.3%에서 33.3% 수준까지 높아졌다.
유니더스의 금융수익는 플러스를 기록해 왔다. 2015년 3억1648만원, 2016년 2억3484만원, 올해 1분기 1억7703만원의 수익을 금융상품에서 올렸다. 사업은 부진한데 투자성과는 좋아지고 있는 셈. 이 기간 연구개발비 지출내역은 사업보고서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유니더스 재무담당자는 "저금리 상황에서 현금보유보다는 이자수익을 얻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금융상품에 투자한 것"이라고 답했다.
물론 일반 제조업체가 본업보다 주식 등 금융투자에 적극 나서는 경우가 흔치는 않다. 법인영업이 주 업무인 서영민 신한금융투자 신당지점 팀장은 "적자기업이 매출의 30% 이상을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경우는 사실 찾기 힘들다"며 "일반 법인의 재무팀의 본래 기능은 사업운용, 시설투자, M&A 등에 필요한 자금을 최소 비용으로 조달하는 것으로, 주식투자는 재무팀의 영역을 벗어난 업무"라고 꼬집기도 했다.
유니더스는 1년 이상 보유중이던 대한항공, 현대차, NH투자증권, LG화학, GS건설 등 5개 종목을 지난 1분기 전량 매각했다. 이들 종목의 취득원가는 총 7억1396만원이었으나 6억2525만원에 처분, 12% 남짓 투자손실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상당부분은 채권투자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 "전문가 아니면 짤 수 없는 포트폴리오"
지난해 말 유니더스의 채권투자액은 44억4729만원에서 1분기말 49억5734만원까지 증가했다. 유니더스 채권투자는 현금 유동성을 대체하는 목적이라기보단 고수익을 노린 적극적인 투자라는 평가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유니더스의 포트폴리오는 투자전문가의 작품으로 보인다"면서 "고위험·고이자 상품에 적극 투자하는 등 헤지펀드 출신의 CFO 등이 진두지휘 하지 않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포트"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4분기 유니더스 채권 투자 내역<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
또 다른 채권전문가는 "유리레알스타낙아웃콜(사모-47호), 물가채, 포스코건설, 대한항공, OCI 등 ELF 및 사모채권 투자종목들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고위험 상품"이라며 "제조회사는 일반법인으로 금융법인과 달리 투자에 제약이 없는데, 이런 틈을 이용해 자유롭게 고수익 상품에 투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니더스는 개인투자자들이 청약을 주로 한 위험등급 물량에도 적극 나섰다. 유지헌 동부증권 평촌치점 과장은 "법인들은 A등급 이하의 채권은 거의 투자하지 않는다"면서 "대한한공59는 지난해 거의 매달 발행되던 대한항공 채권중 하나로 기본 쿠폰만 4.752%를 지급했다. 청약했던 투자자들 대다수가 개인투자자로 리테일에서 해당채권의 상당물량이 소진됐다"고 밝혔다.
한편 유니더스 IR담당자는 "유니더스는 국내 콘돔업계에서 과점 위치에 있지만, 마트·편의점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콘돔을 유통하지 않고 도매상에게 넘기는 구조"라며 "최근 많이 오른 천연고무 가격상승 등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쉽게 전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경영상 어려움을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