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윤리위 열고 백씨 사망진단서 수정
전날 1개월 감사 보도…발표시점에 의문점 제기
병원 측 “정치적 변화 때문에 수정한 것 아니다”
[뉴스핌=이보람 기자] 서울대병원이 고(故) 백남기 농민의 사망 원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수정했다. 직접적 사망의 원인이 '물대포'라는 결론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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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광주에서 고(故) 백남기 농민에 대한 노제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
서울대병원은 15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병원 내 윤리위원회에서 결정한 백 씨의 사망진단서 수정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백 씨의 사망원인을 '병사'로 규정한 기존의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또 외인사의 직접적 원인도 경찰의 물대포라는 결론을 지었다.
백 씨는 지난 2015년 11월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했다가 경찰 물대포에 맞아 부상을 입고 서울대병원으로 후송됐다. 그는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지난 9월 25일 사망했다.
당시 신경외과 과장이던 백 씨 주치의 백선하 교수는 그의 사망원인을 '병사'로 판단지었다.
이에 백 교수는 유족과 시민단체 등으로 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고 서울대 의대 재학생과 동문 등이 잇따라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논란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진단서 작성 과정에 정치적 압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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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서울대학교병원 진료부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사망 관련 긴급기자회견’에서 사망진단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사정이 이런 가운데, 감사원은 19일부터 7월19일까지 기관운영 감사를 진행한다.
지난 2008년 이후 9년 만에 이뤄지는 이번 감사는 병원 운영 전반과 조직원들의 규정 준수 여부 등 광범위하게 이뤄질 예정이다.
병원 측은 "백남기 사망진단서를 정치적 변화 때문에 수정한 것은 아니다"며 감사와 선을 그었다.
현재 서울대병원은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와 관련된 논란 외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된 각종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청와대 주치의이던 서창석 원장은 최순실 씨와 친분이 있는 이임순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의 권유로 갑작스레 주치의를 사임한 뒤 서울대병원장에 선임됐다. 이 과정에서 특정 영향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대통령 '비선진료'로 문제가 된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을 병원 외래진료의사로 선임하고 관련 회사에서 의료용 실을 납품받은 것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감사에서 이같은 논란은 물론이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부정청탁금지법'과 관련한 위반 여부 등 병원 운영 전반에서 비위 행위가 확인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