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사태, 모피아, 현대重 사외이사 등이 이유
[뉴스핌=김나래 기자] 문재인 정부의 첫 금융위원장 인선이 꼬이고 있다. 유력한 후보로 알려진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15일 국회에 따르면 더민주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우원식 원내대표가 김 전 위원장 반대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박용진 더민주 의원을 필두로 김영주, 이학영, 민병두, 전해철 의원 등이 김 전 위원장의 선임을 반대하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연판장 돌리는 것을 고려중이다.
김 전 위원장이 굵직한 현안을 신속히 처리해 '대책반장'이라는 별명도 얻었지만 '론스타 사태', '모피아(과거 재무부 출신의 관료)'라는 꼬리표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여당과 금융노조 등이 반대하고 있는 것. 아울러 김 전 위원장이 현대중공업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보수만 받고 조선업이 이렇게 망가지기까지 한번도 문제 제기를 한 적이 없다는 것도 여당이 반대하는 이유다.
청와대는 일단 검토 진행중이라는 전언이다. 정치권에서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경기고 동문인 김 전 위원장을 추천하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금융위원장을 역임한데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도 경기고 동문이라 반발이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있다. 또 문 대통령의 경남중 1년 후배이기도 하다.
김 전 위원장이 전일 현대중공업 사외이사를 사퇴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현재 김석동 전 위원장 뿐 아니라 여러 후보군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김 전 위원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조율중이지만 내부 의견이 갈린다"고 귀띔했다.
금융위원장 후보로 여러 인사가 거론됐다. 문 대통령 취임 직후엔 이동걸 동국대 초빙교수가 거론됐었다. 이후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심인숙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순으로 흘러 나왔다. 김광수 전 원장은 현재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데다 '안정성' 측면에서, 심 교수는 '여성 수장'으로서의 상징 등이 각각 이유였다. 그러다가 김석동 전 위원장의 재등판으로 흘렀다.
청와대가 인사청문회 충격을 겪으며 지역, 여성, 성향 등을 고려함과 동시에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 후보를 찾았다는 얘기다. 여기에 문재인 캠프에 금융 정책에 정통한 인물이 없었다는 것도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꼽힌다.
금융당국과 금융업계에서는 '유력 후보군을 듣는 것도 지쳤다는' 반응이다. 가계부채 대책과 기업구조조정, 금융 공공기관 수장 선임 등 할일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인사 지연은 심각한 업무 공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김석동 위원장을 내정하게 된다면 여당을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남아있는 후보자 가운데 강경화 장관을 임명할 경우 자유한국당이 인사청문회 자체를 안하겠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어 현안이 매우 복잡하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