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이블레·마크롱·캐머런 등 "EU 잔류 문 열려 있어"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지난주 영국 총선에서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한 보수당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안팎으로 ‘소프트 브렉시트(soft Brexit)’ 압력을 받고 있다.
'소프트 브렉시트'는 메이 총리가 주장하는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의 반대 개념으로,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되 공동 시장을 지금과 같은 상태로 유지하는 등 양측 관계를 완전히 청산하지 않는 방법을 의미한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사진=AP/뉴시스> |
13일(현지시각) 메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영국이 원한다면 EU 잔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영국 총선 이후 유럽 내부에서 영국의 EU 잔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앞서 이날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영국이 더 이상 EU 탈퇴를 원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영국을 다시 (EU로) 환영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렉시트를 택한 영국 정부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결정을 바꾸길 원한다면 분명 문은 열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쇼이블레 장관 발언과 관련한 기자 질문에 마크롱 대통령은 “(잔류) 문은 아직도 열려 있다”며 “다만 협상이 진행되면 될수록 브렉시트를 뒤집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같은 날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도 메이 총리에 소프트 브렉시트 노선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제1 야당인 노동당과 더 조율된 접근 방식을 마련하기 위해 대화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총선 이후 비즈니스 컨퍼런스에서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은 캐머런 전 총리는 총선 결과로 인해 메이 총리가 EU 탈퇴에 관해 다른 정당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게 됐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이 과정이 상당히 어려울 것임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다른 정당들과 더 폭넓은 대화를 함으로써 최선의 브렉시트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마크롱과의 회담을 끝낸 메이 총리는 소프트 브렉시트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채 “앞으로 EU 및 개별 국가들과 긴밀한 관계 및 파트너십을 유지해 가길 원한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예정대로 브렉시트 논의가 다음 주 시작될 것임을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