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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문재인정부 '통상장관'이 성공하려면

기사입력 : 2017년06월09일 14:06

최종수정 : 2017년06월09일 14:12

정경부 최영수 차장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문재인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80%대의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정권 초에 이른바 '허니문' 기간이고 불통과 오만, 적폐로 얼룩진 박근혜정부에 대한 기저효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들이 문재인정부를 신뢰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박근혜정부와 달리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잡는 '자정능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대통령의 공약이나 소신이었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모습은 칭찬 받기에 충분하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외교부로 이관하려던 '통상기능'을 산업통상자원부에 남겨둔 것이다. 나아가 통상차관보를 차관급의 '통상장관'으로 격상해 더욱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니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하다.

우리나라 현실에서 '외교+통상'보다 '산업+통상' 조직이 필요한 이유는 앞으로 먹거리를 창출해야 할 대상이 선진국이 아닌 개도국이기 때문이다. 4강 외교를 중시하며 통상을 '서자' 취급하는 외교부보다는 개도국과의 협력채널을 잘 갖추고 있는 산업부가 제격이다.

때문에 박근혜정부가 수없는 과오를 범했지만 산업통상자원부를 만든 것 하나는 잘했다는 게 대다수 통상전문가들의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통상기능을 외교부로 다시 이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이를 과감히 수정한 것은 과거 정부들과의 큰 차이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설되는 산업부 통상장관이 성공하려면 몇 가지 개선이 필요하다. 통상당국의 전문성과 협상능력이 제고되려면 외교부와의 유기적인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첫째, 외교부가 관할하고 있는 해외공관의 기능을 산업부가 유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박근혜정부가 통상기능 이관 당시 공관기능 활용방안을 놓친 것은 큰 실수였고 이는 산업부의 '정보력 부족'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때문에 한미FTA 재협상을 비롯해 굵직한 통상 현안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외교부의 해외공관 채널을 통상당국이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둘째, 산업부도 '전문성 부족'이라는 지적을 면하려면 통상분야 보직을 1~2년 주기로 바꾸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 이제 좀 알만하면 보직을 바꾼데 서야 어떻게 전문성을 갖출 수 있겠는가. 선진국처럼 통상분야에 특화된 보직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지금처럼 1~2년마다 돌리는 순환보직으로는 한계가 있다.

더불어 통상정책 부서가 산업정책이나 에너지정책에 비해 선호하는 보직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과 교육훈련을 통해 역량을 키워줘야 한다. 결국 얼마나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느냐가 문재인정부 '통상장관'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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