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철강사에 1200여억원에 매각...투자금액의 10%수준
동부제철 채권단, 설비 매각으로 자금사정 개선‧분리 매각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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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전민준 기자] 동부제철의 '애물단지'로 꼽혀온 충남 당진 열연전기로 설비가 공개매각 시도 3년 만에 투자비의 10%에도 못 미치는 헐값에 겨우 팔렸다.
8일 동부제철 및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공개매각을 시작한 동부제철의 당진 전기로 설비가 2년 3개월만인 지난달 1200여억원에 낙찰됐다.
동부제철은 지금까지 LG상사를 통해 수차례 공매를 시도했으나 매각금액 이견 차이로 번번이 유찰됐다. 이번 공매에는 이란에서 철강 반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응찰, 매각이 성사됐다.
해당 철강사는 이란 중견기업인 모바라케, 이스파한, 코제스탄 중 1개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철강사는 이달중순 정식계약을 체결, 매입 대금을 치르고 인도해 갈 예정이다.
동부제철 당진공장 관계자는 "이달 중순 계약 체결 사실을 공개할 것이다"며 "기업명 만큼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동부제철 당진 전기로.<사진=동부제철> |
동부제철은 당진 공장에 열연(300만t)과 냉연(180만t)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
열연은 전통적 고로 방식이 아니라 전열을 이용해 고철을 가열하는 전기로 방식으로 쇳물을 생산한다.
동부제철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당진 전기로 설비를 갖춰 2009년부터 가동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야심작으로 불렸지만, 전기로 열연강판 가격이 급락하면서 대표적인 부실 자산이 됐다. 2014년 전기로 가동마저 중단됐다.
이에 당진공장 전기로는 동부제철을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에 빠트린 주범으로 꼽힌다.
전기로 공장에 대한 투자가 동부제철 재무구조를 급격히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2015년 5월 동부그룹에서 계열분리된 동부제철은 산업은행이 25%의 지분으로 최대주주다.
채권단은 작년 3월 전기로를 따로 떼어내 매각하기로 하고 이란 태국 등의 철강업체들을 접촉해 인수 의사를 타진해왔다. 이 중 전기로 열연의 원료인 직접환원철이 자국에서 대량 생산되는 이란 철강업체들이 관심을 보여왔다.
동부제철 채권단은 당진 전기로 매각으로 자금 사정 개선과 동부제철 매각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채권단은 당진 전기로 매각으로 발생하는 유휴부지에 동부제철 인천공장 철강제품 생산설비를 옮기고, 인천공장은 제3자에 매각을 추진중이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당진 전기로 설비 매각으로 부실자산을 털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김창수 동부제철 사장은 "노코멘트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