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겨냥 웹툰 마케팅 활발
[뉴스핌=전지현 기자] 중학교 시절, 3~4명의 칭구들과 중간·기말고사가 끝나는 날이면 한집에 모여 최소 10여권 이상으로 구성된 단행본편만화책을 빌려 밤을 새도록 읽곤 했습니다. 베르사유의 장미, 리니지, 불새의 늪, 점프트리 a+ 등은 당시 출판된 만화에 익숙한 여학생들 사이에서 놓쳐서는 안될 히트작품들로 꼽혔죠.
가위바위보로 순번을 정해 누가 먼저 1권을 선점하는 가가 그날의 관건이었던 당시, 정독하는 멤버가 1권을 차지하는 날이면 나머지 멤버들은 울쌍을 지으며 집에가는 걸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종이 한장한장 넘기던 시대도 이미 옛말이 되었나 봅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침체된 출판 만화의 대안으로 웹툰, 즉 온라인에서 연재되는 만화로 대체됐기 때문인데요. 개인블로그나 홈페이지에 누구나 창작물을 만들어 올릴수 있고, 불특정 다수가 접할 수 있다는 이점으로 웹툰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1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웹툰시장은 오는 2018년엔 다섯배 수준인 5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죠. 웹툰에 익숙하지 않았던 소비자들 역시 미생, 치즈인더트랩, 내부자들 등을 통해 간접적인 웹툰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웹툰으로 시작해 영화나 드라마로 성공을 거둔 작품들이기 때문이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높아지는 웹툰 인기에 소비자 소통을 중시하는 식품기업들도 마케팅 수단으로 이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가는 모습입니다. '만화'라는 수단으로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떠오르기 때문이죠. 또한 주력 소비층인 20~30대의 웹툰 선호도가 높고 웹툰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웹툰마케팅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식품기업 브랜드로는 위스키 브랜드 페르노리카 코리아의 임페리얼, 롯데제과 꼬깔콘, 크라운해태 , CJ제일제당 '맥스봉' 등이 있는데요. 페르노리카 코리아의 임페리얼은 지난해 10월, 위스키 업계 최초로 ‘웹툰 브랜드 마케팅’을 시작했는데, 유명 웹툰 작가인 전극진, 박진환과 공동 작업해 매주 일요일 한편씩 총 10주간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연재한 결과, 2주 만에 100만뷰를 넘어섰고, 10주간 총 600만 뷰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4버디스는 30대의 평범한 친구들이 겪는 소소해서 더 특별한 일상과 그들의 우정이야기를 바탕으로 브랜드 스토리를 녹여 자연스러운 공감과 즐거움을 이끌어내며 참신한 위스키 마케팅이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죠.
<사진=페르노리카 코리아 '임페리얼> |
롯데제과는 인기 웹툰 작가 기안84, 이말년, 박태준 참여로 꼬깔콘 매력에 대한 각자의 개성 있는 웹툰을 제작, 오는 6월2일경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웹툰은 작가별 2편씩 총 6편인데요. 웹툰에 앞서 선보인 광고 캠페인 영상은 지난 17일 유튜브 등 온라인에 공개된 이후 현재까지 약 10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습니다.
이외에도 CJ제일제당은 국내 대표 미니소시지 '맥스봉' 캐릭터를 활용한 웹툰인 ‘맥스봉툰’을 통해 제품 주소비층인 2030세대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맥스봉' 캐릭터들이 가진 특징과 스토리로 풀어냈고 해태제과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세대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 주는 '응원 프로젝트' 일환으로 에이스, 오예스, 허니버터칩, 허니통통, 아이스쿨, 미니자유시간, 연양갱 등 7종 제품에 웹툰을 삽입해 일상에 지친 직장인들을 위로합니다.
관련업계는 웹툰이 해외에서 인기 끌며 제 2의 한류 콘텐츠로 동남아, 미국까지 입지 넓히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웹툰 마케팅이 수출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웹툰 속에 녹아든 브랜드. 앞으로 내손안의 그림책으로 더욱 친숙하게 다가올 듯 합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