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합의없는 성과연봉제 원점 재검토" 문재인 공약에 흔들
[뉴스핌=김연순 기자] 박근혜 정부에서 강행했던 금융공공기관 성과연봉제가 흔들리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주무부서인 기획재정부, 해당 공기업과 이에 대해 추가 협의키로 했다. 재검토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노사 합의없는 성과연봉제를 원점 재검토하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19일 "전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평가 지침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특정해서 얘기할 수 없지만, 일단 평가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기획재정부와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에 대해) 추가로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성과주의는 기관 자체의 필요성의 의해 이뤄지는 측면도 있는 만큼 필요성 측면에서 금융공기업의 협의가 들어오면 관계기관과 적극적으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23일 금융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며 총파업에 돌입,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앞서 정부는 지난해 초 기존 간부직 직원에게만 적용되던 성과연봉제를 최하위직급을 제외한 비간부직(4급 이상) 일반 직원에게까지 확대키로 했다. 그러면서 성과연봉제를 공공기관 경영평가 항목에 포함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공공기관은 경영 평가상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지난해 6월10일까지 성과연봉제를 조기에 도입했다. 금융공기관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캠코, 주택금융공사 등도 노사합의 또는 이사회 결의 형태로 속속 도입했다.
현재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에 따라 금융공기업은 연말부터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하지 않을 경우 인센티브, 예산삭감 등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노사 합의 없는 성과연봉제 확대 이행에 대해 원점 재검토 방침을 밝혔다. 이에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하게 됐다. 현 규정 상 금융공기업은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놓고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금융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작년 기재부, 금융위에서 성과연봉제 확대 시행에 대한 문서가 내려왔고 예산삭감, 동결로 압박을 하다보니 도입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정부에서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에 대한 추가 협의를 기재부, 금융공기업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정부는 오는 7∼8월께 열리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2017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편람을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때부터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한 가점이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