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쿼티 투자·연 수익률 10%대 기대 유사"
"운용 스타일·만기시 자금회수 방식 등 차이"
[편집자] 이 기사는 5월 17일 오전 11시07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백현지 기자]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가 최근 국내 기관투자자로는 처음으로 항공기 구조화 블라인드펀드에 투자했다. 다만 두 기관의 항공기 투자에 드러나는 '같은듯 다른' 전략이 시장 관심을 끈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글로벌 리스사 BBAM이 운용하는 항공기펀드에 2억 달러를 집행했다. KIC 역시 글로벌 항공기펀드 운용사인 캐슬레이크(Castlelake)의 블라인드 펀드에 수백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이들 펀드는 모두 후순위인 에쿼티 투자 형태다. 연간 기대수익률은 두 자릿수를 기대하고 있으며 BBAM과 캐슬레이크 모두 각각 펀드에 자체 자금을 태운 것도 비슷한 점이다.
통상 항공기투자는 리스크와 기대수익률에 따라 대출 성격인 선순위와 중순위, 에쿼티 투자 성격인 후순위로 나뉜다. 이번 국민연금과 KIC의 투자는 단순 항공기펀드 투자가 아니라 블라인드로 에쿼티에 투자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선순위의 경우 연간 4% 이내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추가 수익을 거두긴 쉽지 않다. 하지만 에쿼티 투자는 투자항공기 가치 변동, 임대전략 등에 따라 8% 이상 두 자리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운용 스타일과 특징에 있어선 차이가 확연하다. 우선 KIC가 투자한 캐슬레이크는 미국 미니애폴리스와 영국 런던에 거점을 주고 있는 글로벌 11위권 회사다. 주로 중고 항공기 등 저평가자산에 투자를 전문으로 한다. 운용순자산은 86억달러에 달한다.
캐슬레이크의 항공기펀드는 지난 2005년과 2010년에도 설정된 바 있는데 당시 내부수익률(IRR)은 각각 14%, 13%에 달했다.
이번에 설정된 펀드는 10년 만기를 기준으로 만기시까지 원금 전액 회수를 목표로 한다. 펀드에 담는 항공기는 주로 4~13년된 중고 항공기로 항공사와 리스계약이 체결돼 안정적 현금흐름이 가능한 자산이 주된 매입대상이다.
이와는 달리 국민연금이 투자한 BBAM은 글로벌 3위권 대형 리스사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해 있다. 보유항공기는 408대(지난해 9월 말 기준). 10년 만기인 점은 캐슬레이크와 같지만 투자자산이 신규항공기다. BBAM이 직접 항공기를 발주하고 항공사 수요에 맞춰 임대하는 전략인데 저비용 항공사의 수요가 많은 내로우바디(narrow body) 항공기에 70% 가량을 투자한다.
투자기간 내 원금과 이자를 모두 회수하는 구조인 캐슬레이크펀드와 달리 BBAM 항공기펀드는 구조화 과정에서 펀드 만기시 원금 잔액이 남아있도록 설계돼 있다. 즉, 항공기 가치가 원금잔액보다 낮을 경우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가치에 따른 수익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캐슬레이크에 비해 수익률 변동폭이 다소 넓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