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렬 특수본 수장…국정농단 수사 후,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과 저녁
안태근 검찰국장-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1000여차례 통화…사법연수원 19기 ‘동기’
[뉴스핌=김기락 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를 이끈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특별수사본부장)이 국정농단 수사결과 발표 후,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등과 저녁 자리를 가져 논란을 빚고 있다.
안 국장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통화한 기록 때문에 수사 대상으로 거론된 인물란 이유에서다. 반면, 평검사는 검찰을 포기하지 말아달라며 페이스북에 올려 검찰 수뇌부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영렬 지검장과 특수본 노승권 차장, 안 국장 등 10명은 지난달 서울 서초구의 한 음식점에서 저녁 자리를 했다.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사진=뉴시스> |
앞서 검찰이 직권남용 등 혐의로 우 전 수석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된 탓에 이날 자리가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 국장은 우 전 수석이 수사 의뢰된 지난해 8월 이후 그와 1000여 차례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 19기로 동기이다.
안 국장은 지난 2015년 법무부 기회조정실장에서 검찰국장으로 옮겼다. 검찰국장은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과 함께 검찰 ‘빅3’로 불리는 핵심 수뇌부다.
이에 대해 특수본 측은 “이 지검장이 검찰 후배 격려 차원에서 법무부 각 실국 모임을 해오면서 그 일환으로 검찰국 관계자들과 저녁 모임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이 지검장이 법무부 과장의 상급자로서 부적절한 의도가 이 모임에 개재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지난 11일 사임을 표명, 15일 오후 퇴임식을 앞두고 있다.
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캡처 |
그런가 하면, 임은정 의정부지검 검사는 전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며칠새 검찰 공기도 바뀌었다”며 “사방에서 조여오는 압박에 살얼음판 걷듯 늘 조마조마했는데, 갑자기 숨쉬기가 편해져 어리둥절해하고 있다”며 새 정부에 대해 기대감을 표했다.
또 “내부게시판에 글을 써도 징계 회부하겠다는 협박을 더 이상 받지 않으리라는 기대감이 제 손과 발에 채워진 족쇄를 풀어버렸나보다. 비정상의 일상화에 익숙해진 상태라, 당연히 해야 할 것을 당연히 하는 그 ‘당연함’에 감동하고 있다. 왜 이리 신선한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임 검사는 2007년 이른바 ‘도가니 사건’(광주 인화학교 사건) 공판검사를 맡으며 ‘도가니 검사’로 유명세를 탄 소신판 검사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 ‘더 킹’에 등장하는 정의로운 검사 안희연 캐릭터의 실제 모델이라는 평가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인선과 관련, “‘대통령을 위한 검찰’, ‘검찰을 위한 검찰’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검찰’로 바로세울 의지와 선한 지혜를 가진 분이 오셨으면 좋겠다”며 “정치 검찰의 오욕은 출세의 대가를 받은 일부 정치검사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검찰 구성원에게도 치욕스럽고 고통스러워 벗어던지고 싶은 형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조직 이기주의를 벗어나 대한민국의 검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금까지처럼 제가 있어야 할 자리에서 해야할 일을 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염치 없지만, 검찰을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