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6개월 최고치 강세…“폭은 제한”
장기 시장 변수들 많아 “지켜보자” 신중론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프랑스 대선에서 친시장 정책 및 유럽연합(EU) 관계 강화를 내세운 에마뉘엘 마크롱 중도 신당 후보가 최종 당선되면서 유로화를 비롯한 금융시장이 안도 랠리를 펼치고 있다.
7일(유럽 현지시각) 프랑스 대선 결과의 윤곽이 드러나자 달러 대비 유로화 환율은 1.1022달러까지 오르며 작년 11월 미국 대선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로화 <사진=블룸버그> |
마크롱 당선으로 유럽 분열이 일단 저지됐다는 안도감이 작용한데다 앞서 그리스 부채 협상 합의 등도 호재로 작용한 덕분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마크롱 당선이 이미 예측된 바이긴 하지만 이번 결과가 유로화에 지지 역할을 할 것임은 분명하다고 강조했고, 노르디아 은행은 마크롱 당선으로 유로화 강세 및 유럽 주요국 국채금리 소폭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크롱 당선에 이미 예견됐던 만큼 유로화를 포함해 금융시장이 보일 상승세는 어느 정도 제한될 것이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유럽 지역에서 앞으로 주목해야 할 변수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들도 제기되고 있다.
뱅크오브뉴욕멜론과 크레디아그리콜, ABN암로 등 투자은행(IB)들은 마크롱 당선이 이미 예상된 만큼 유로화 등 금융시장 변동폭도 크지는 않을 것이며,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변화 등 다른 변수들이 동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당장 오는 6월 프랑스 총선을 비롯해 오는 9월 독일 총선, 내년 5월 이전 치러질 이탈리아 총선, ECB의 정책 기조 등을 함께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시에테 제네랄 외환전략대표 킷 주크스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유로/달러 환율이 1.11까지 오를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에 “환율이 1.09까지 떨어지면 그 때 매수에 나서겠다”며 앞으로 6개월 내로 유로화가 오르려면 ECB의 국채매입 축소 및 마이너스 금리 철회 등에 대한 명확한 전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라시아 그룹 이안 브레머 회장은 시장이 마크롱을 독일을 비롯한 유럽 전반의 우호적 파트너로 인식할 것이라며, 앞으로 있을 수 있는 그리스 위기나 이탈리아 선거 등과 같은 리스크에 대응하는 데 있어 (유럽) 통합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웰스파고 전략가 피터 도니사누는 금융전문지 배런스(Barron’s) 기고를 통해 시장 참가자들이 프랑스 대선 결과와 관계 없이 유럽과 전 세계 경제의 장기적 체력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며, 유럽 금융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리스크 선호 심리가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트랙닷컴 전략가 로버트 세비지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10개국(G10) 시장이 크게 흥미롭지 않은 상황에서 유럽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이라며 시장은 유럽과 관련해서는 ‘리스크 온’ 모드를 취하고 국제유가 불안과 미국의 정책 혼란 상황 등과 관련해서는 신흥국 투자 축소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