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실적 두 자릿수대 개선 기대
채무 정리 과제로 남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유가 급락으로 큰 타격을 입은 전 세계 석유업계가 마침내 빛을 보고 있다. 원유 가격이 배럴당 40달러 후반에서 50달러 선으로 회복하면서 시장 기대를 웃돈 글로벌 석유업체들의 최근 분기 실적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미국 뉴저지주 호보큰에 위치한 BP주유소<사진=AP/뉴시스> |
영국 BP는 2일(현지시각) 1분기(1~3월)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7센트, 매출액이 558억6000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금융시장 전망치 6센트와 499억8000만 달러를 웃돈 결과다.
지난달 28일 엑손모빌은 2015년 이후 가장 양호한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순이익은 40억 달러, 주당 95센트로 1년 전 18억 달러와 43센트보다 2배가량 개선됐다. 매출액은 633억 달러로 전문가 기대치 647억 달러를 밑돌았다.
셰브런도 지난 주말 1분기 순이익이 23억 달러로 1년 전 7억2500만 달러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334억 달러로 전문가 기대치 333억 달러를 웃돌았다. 프랑스 토탈도 순익이 1년 전보다 77%나 급증했다.
실적 개선에는 유가 회복과 이들 기업의 비용 감축 노력이 있다. 1년 전 유가는 십여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며 석유업체들을 압박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대공황 이후 처음으로 엑손모빌의 ‘AAA’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저유가 상황에서 이들 기업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맸다. 엑손모빌과 셰브런은 1분기 자본지출과 탐사비용을 1년 전보다 각각 42억 달러, 20억 달러씩 삭감했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실적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비용 절감 및 영업 효율화에 대한 집중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석유 기업들의 이익 증가율이 두 자릿수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드워드 존스의 브라이언 영버그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들 기업은 비용구조를 삭감하고 있다”며 “그들은 그들이 지출액에서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 했고 그것이 실적에 보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베세머 트러스트의 조셉 타니우스 선임 투자 전략가는 “유가가 더 하락했을 때 S&P500 기업의 실적을 전체적으로 후퇴시켰다”며 “이제 그 반대 상황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석유업계가 완전히 터널을 빠져나왔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아직 저유가로 구멍이 난 재정을 메워야 하기 때문이다. WSJ에 따르면 서부의 5대 에너지 기업의 순채무는 2140억 달러로 지난 5년간 3배 이상 불어났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