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따뜻한 겨울 등 일시적 요인
완전고용 근접·소비자 신뢰 높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미국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지난 1분기 2009년 4분기 이후 가장 느린 속도의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연초 소비지출 둔화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2분기 반등을 기대했다.
미국 뉴욕의 5번가<사진=블룸버그> |
미 상무부는 28일(현지시각)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연간 환산 기준 0.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4년 1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경제성장률 둔화는 미국 경제에서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정체된 데 기인한다. 소비지출은 1분기 중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소비자들은 자동차와 같은 돈이 많이 드는 품목에 대한 지출을 줄였다.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도 소비자들의 지갑을 닫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비지출 둔화가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일하고자 하는 의지와 능력을 갖춘 사람이 원하는 때 취업할 수 있는 상태)에 근접한 데다 소비자 신뢰지수도 수년간 최고치 근방에 머무르면서 2분기 소비지출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라이언 스윗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걱정할 이유가 없다"며 지표의 계절 조정 이슈와 소비지출에 영향을 미친 일시적 요소를 언급했다.
모간스탠리의 테드 와이즈먼 이코노미스트는 뉴욕타임스(NYT)에 "소비자 신뢰가 17년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에 대한 기조적 전망을 우려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미국인들의 임금이 오르면서 구매력이 높아진 점은 소비지출 반등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분기 고용비용은 0.8% 증가해 2007년 4분기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 완전고용에 근접한 미국 경제에서 상승하고 있는 임금을 반영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GDP 보고서에서 기업 투자가 증가한 것에 주목했다. 유가가 회복되자 가스와 원유 시추 활동이 늘면서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9.1% 증가했다. 비거주용 건설지출은 22.1%나 증가했으며 주택건설 투자는 13.7% 늘었다.
스윗 이코노미스트는 "기업 투자는 고무적이었으며 소비자들은 다소 숙취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2분기에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의 마이클 마이어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NYT와 인터뷰에서 "건전한 기업투자는 전체 경제가 헤드라인 수치가 보여주는 것보다 더 잘 작동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미시간대가 발표한 4월 소비자신뢰지수 최종치는 97로 예비치보다 0.1포인트 상승했지만, 시장 기대치 98을 밑돌았다. 소비자들의 현재 여건 판단 지수는 3월보다 0.4포인트 하락한 112.7로 집계됐으며 기대지수는 86.5에서 87.0으로 상승했다. 소비자들은 향후 1년간 인플레이션율과 5~10년간 인플레이션율을 각각 3월과 같은 2.5%, 2.4%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