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서로 얽힌 네 남녀의 사랑과 애증을 담은 영화 '클로저'(2004)가 13년 만에 재개봉했다. 첫만남의 강렬한 떨림부터 가슴 아픈 이별까지, 사랑의 다양한 단면들을 엮은 이 영화는 10년 넘는 세월에도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화제작임을 입증했다.
지난 20일 재개봉한 영화 '클로저'는 신문 부고 담당기자 댄(주드 로)과 뉴욕에서 온 스트립 댄서 앨리스(나탈리 포트만)의 운명적 만남을 그린다. 첫눈에 끌린 두 사람은 런던 시내를 데이트하며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그렇게 둘의 사랑은 아름답게 막이 오른다.
예쁘고 훈훈하게 시작한 이 영화는 다음 장면에서 곧 반전을 시작한다. 앨리스를 사랑하는 댄이 포토그래퍼 안나(줄리아 로버츠)에 대놓고 추파를 던지면서 혼란이 벌어진다. 안나를 사랑하게 됐다면서 앨리스를 놓지 못하는 이기적인 댄. 여기에 피부과 의사 래리(클라이브 오웬)까지 가세하면서 네 남녀의 사랑은 그야말로 난장판이 돼버린다.
'클로저'는 다가갈수록 속을 알 수 없는 이성의 이중성, 그리고 사랑엔 유통기한이 존재한다는 씁쓸한 진실로 뭉쳐있다. 원래 사랑은 정의하기 힘들다는 사실과 함께. 근데 오랜만에 마주한 이 영화가 예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사랑은 인간의 중요한 감정인 동시에, 평생 쌓아가는 경험이기 때문이리라.
자신을 향한 상대의 사랑은 결코 영원하지 않으며, 어쩌면 지금도 추악한 민낯을 숨기고 있을 지 모른다는 아찔함은 여전하다. 사랑의 양면성, 아니 다면성을 '클로저' 만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가 또 있나 싶다. 덕분에 영화 속 대사들은 좀 센 편인데, 이게 또 그다지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알다가도 모르는 것, 원래 사랑이 그러하기 때문 아닐까.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건 또 있다. 넋을 잃고 바라보게 되는 주드 로와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와 리즈시절 외모다. 명대사 "헬로 스트레인저(Hello Stranger)"와 데미안 라이스의 주제가 '블로어스 도터(The Blower’s Daughter)' 등 '클로저'를 빛내는 요소는 많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사진=(주)퍼스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