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내 이견…상표권과 함께 최대 변수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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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연순 기자] 금호타이어 매각에 새로운 변수가 돌출했다. 오는 6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1조3000억원에 대해 당초 연장해주기로 했던 채권단 내에서 이견이 나오고 있는 것. 채권단 내에서 이 문제가 합의되지 않으면 중국 더블스타와의 본계약도 어려울 수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오는 24일부터 금호타이어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와 매각 절차를 재개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포기한 데 따른 것이다.
채권단과 더블스타는 계약서에 따라 최장 5개월 이내(9월23일)에 본계약을 체결해야한다. 다만, 그에 앞서 ▲상표권 사용 ▲대출채권 만기 연장 ▲정부 인허가 등 세가지 '선결 요건'을 해결해야 한다. 선결 요건이 충족되면 더블스타는 주식매매계약 대금인 9550억원(지분 42.01%)을 치르고 계약이 완결된다.
이 가운데 6월 만기 채권의 연장에 대해 채권단 내부에서 이견이 나오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더블스타와 계약할 때 상표권처럼 채권 만기연장을 선행요건으로 해놨지만, 시중은행 의사가 반영이 안된 상태에서 애매하게 해놨다"면서 "나중에 채권단 내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채권단 입장에선 금호타이어가 계속기업으로 남아 여신을 상환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신 자체가 부실해질 수 있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면서 "은행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만기채권을) 연장시키는 것이 위험하다는 시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채권단 내에선 100%가 아니더라도 일부 여신 회수, 만기 연장 기간 재설정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5년간 채권 만기 연장이 통과하려면 주주협의회에서 75%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현재 주주협의회 내 지분율은 우리은행 34%, 산업은행 32%, 국민은행 10%, 수출입은행 7%, 농협은행 4.5%, 하나은행 4% 정도 수준이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만기 연장에 반대하면 '선결 요건'이 깨지게 된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더블스타와 매각계약을 할 당시 은행들도 SPA 조건을 승인한 것"이라며 "만기를 연장하는 의사결정은 별도로 해야 할 것이지만, 만기 연장이 매각 종결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것은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 만기 연장과 함께 상표권 사용도 금호타이어 매각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9월 금호산업이 이사회를 열어 향후 5년간 상표권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금호그룹 측은 "합리적 조건이 충족되는 것을 전제로 상표권 사용을 허용할 의사가 있다고만 한 것일 뿐 실제로 허락한 것은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상표권 보유자는 금호산업인데, 금호산업의 최대주주는 '박 회장 외 8인'이 지분 66.5%를 가진 금호홀딩스다. 박 회장이 거부하면 더블스타가 '금호' 상표권을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더블스타가 써낸 9550억원엔 금호타이어 상표권의 사용가치도 포함돼 있다.
더블스타가 1조원 가량을 들여 인수해 놓고 금호타이어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면 인수 매력이 크게 떨어진다. 더블스타가 금호 상표권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에도 매각가 인하 등 매매가격에는 변화가 없다. 계약서상 매각가 인하는 전혀 고려 사항이 아니다. 더블스타는 선결요건이 충족되지 않기 때문에 계약해지를 선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더블스타와 계약할 당시 확정되지 않은 사항을 선결조건으로 넣어 계약 자체가 위태위태한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