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없는 사회' 첫 시범사업...20일부터 전국 2만3000개 매장에서
[뉴스핌=허정인 기자] 앞으로는 번거롭게 동전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거스름 돈으로 받은 동전을 ‘동전카드’에 적립하고 이후 돈이 모이면 이 카드로 물건을 구매하거나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 편의점 및 대형마트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차현진 한은 금융결제국장이 19일 편의점에서 현금으로 물건을 구매한 후 잔돈을 T머니에 적립하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한국은행이 오는 20일부터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현금으로 물건을 구매한 후 잔돈을 받으면 이를 T머니나 캐시비 카드에 적립할 수 있다. 동전이 쌓이면 이 카드로 물건도 살 수 있다. 보통의 신용카드를 이용하듯 물건을 고르고 카드를 내밀면 된다.
한은이 종국에 목표로 하고 있는 ‘현금 없는 사회’의 첫 단계다. 시중에 현금 대신 신용카드나 계좌이체 등으로 결제하는 추세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한은도 이에 발 맞춰 새로운 체계를 구축 중이다. 그 중 처음으로 시행되는 것이 이번 동전카드 사업이다.
CU, 세븐일레븐, 위드미, 이마트, 롯데마트 등 2만3000여개 매장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CU에서는 T머니(한국스마트카드), 캐시비(이비카드), 하나머니(하나카드) 등으로, 세븐일레븐에서는 캐시비, 네이버페이포인트(네이버), L.Point(롯데멤버스) 등을 이용해 거스름돈을 적립할 수 있다. 위드미와 이마트에서는 SSG머니(신세계I&C)를 쓰면 된다.
적립금은 대중교통 또는 해당 카드사의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하나머니와 신한FAN머니의 경우 모바일 계좌입금도 가능하다. 이외에 T머니와 캐시비는 편의점에 있는 자동화(ATM)기기를 통해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다.
한은은 2020년께면 동전 없는 사회가 정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차현진 한은 금융결제국장은 “일종의 동전지갑으로 보면 된다”며 “사용이 보편화되면 동전 유통량이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연간 600억원의 동전 제조비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사업영역도 점차 넓힐 계획이다. 대상 업종을 약국, 식당 등으로 넓히고 계좌입금 방식을 개선시키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다만 재래시장 등 현금거래가 잦은 곳에는 되레 단말기 설치 등을 이유로 사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차 국장은 “골목 상권에도 큰 무리 없이 적용되는 방법을 고민 중에 있다”며 “재래시장을 포함해 노점상 등 현금거래가 잦은 곳에 전자지급 수단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미 카드사용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동전카드 배포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은 측은 “이번 시범 사업은 시중에 유통 중인 동전을 흡수하기 위한 것이다”며 “따라서 주 타겟층도 현금사용빈도가 높은 청소년, 노년, 카드발급이 어려운 저소득층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