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휴가계획 미리 수립…문화 혁신 프로젝트 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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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겨레 기자] #삼성전자 김연수(가명)대리는 최근 연간 휴가계획을 제출했다. 추석 연휴 앞으로 연차휴가를 사용, 열흘을 쉬겠다고 통보했다. 징검다리 휴일이나 여름휴가철, 연말 연시처럼 누구나 연차를 내고 싶어하는 시기에 눈치만 보던 김대리는 휴가 계획을 미리 제출하니 속이 편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월부터 시행한 기업문화 개선 프로젝트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의 일환으로 직원들의 휴가 사용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연간 휴가를 사전에 수립하는 '계획형 휴가'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휴가철이 아니더라도 1년 중 자유롭게 연차기간 내에서 휴가를 즐길 수 있게 했다. 다만 24시간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생산직은 교대로 휴가를 떠난다.
3년 이상 근무자는 고과에 상관없이 어학연수, 장기 해외여행 등 자기계발 계획서를 제출하면 최대 1년간 휴직할 수 있는 자기 계발 휴가도 시작했다.
직원이 정해진 휴가를 쓰지 않을 경우 부서장이 경고 메시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오히려 상사가 휴가를 권하는 분위기라는 것이 삼성전자 근무자들의 얘기다.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연차를 15일 미만으로 사용하더라도 연차 보상비 등 금전적으로 보상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연차가 17일인 김 대리가 13일을 쉬면 4일치가 아닌 2일치만 보상비를 지급한다는 얘기다. 1년에 최소한 15일은 쉬게 해 '일과 삶의 균형'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같은 맥락에서 평일 잔업과 휴일 특근도 지난해의 50%만 허용하기로 했다. 눈치를 보며 야근하는 분위기를 없애고 자발적으로 일을 하도록 해 생산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삼성전자 연구개발직(R&D)의 또다른 사원급 직원은 "일이 많지 않을 때 주말 특근 품의를 올리면 부서장이 반려한다"면서도 "다만 일이 한가할 때가 거의 없다"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목표는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처럼 빠르고 유연한 조직이다. 융·복합 산업 중심으로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직된 기업문화를 바꿔야한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담겼다.
삼성전자의 컬처혁신안은 국내외 임직원 2만6000여명이 온라인 토론으로 제안한 1200개의 의견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그만큼 직원들의 기대도 높다.
한 대리급 직원은 "회사 차원에서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하라고 명시하자 부서장도 휴가기간에는 단체 카톡방을 나가게 하는 등 긍정적인 문화가 생겼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