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부족으로 추적 운용 한계
[뉴스핌=이영기 기자] 상장지수펀드(ETF)가 낮은 비용과 강한 성과로 주식에서는 '액티브(active)' 펀드 성과를 눌러왔지만, 신흥시장 채권 분야에서는 거꾸로 액티브의 도전을 받고 있다. 이 시장의 채권은 유동성이 부족해 거래 비용이 높은 탓이다.
달러화 <출처=블룸버그> |
16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들어 주식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ETF는 낮은 수수료로 인해 인기가 높지만, 3조6000억달러에 달하는 신흥시장 채권 분야의 성과가 엇갈린다는 점을 등한시할 수는 없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올해 들어 아이예어즈(iShares) ETF에만 20억달러의 자금이 추가로 유입하면서 신흥시장 채권 부문의 최대 펀드로 등극했다. 하지만 신흥시장 ETF가 최고 수익률로 주목 받을 때 조차도, 채권분야에서 낮은 수익성은 변동성이 큰 신흥국에 대해 적절한 투자상품인지에 대한 의문을 낳곤 했다.
우선 신흥국 발행 채권은 매매가 어렵다는 단점이 제기된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이 분야에서 수십 년 경험이 있는 '액티브' 채권 운용자는 특이한 정치-외환 리스크를 잘 파악해서 상대적인 이점을 누린다.
슈뢰더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신흥시장 채권 담당 책임자 제임스 배리뉴도 "신흥국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ETF를 고른다면, 주식이야 ETF가 괜찮은지 몰라도 채권은 많이 다르다"고 말했다.
JP모간 아이예어즈 EM 채권 ETF(EMB) 규모가 올해 1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픽텟의 액티브 펀드인 글로벌 EM 채권 펀드를 능가했지만, 최근 6년간 누적 수익률은 벤치마크보다 4.92% 포인트 뒤진다. 연 이자율로 환산하면 0.8% 포인트, 수수료를 고려해도 0.4% 포인트 낮은 것이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신흥시장 채권 ETF는 액티브보다 성과가 못하다. 지난 5년 평균 수익률이 각각 연 1.66% 및 연 1.95%다.
S&P 다우존스 지수의 자료에서도, 액티브가 벤치마크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ETF보다는 나은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펀드의 62%가 벤치마크를 능가했지만 5년 평균을 보면 단지 14%만이 벤치마크를 추월했다.
액티브 자산운용가는 EM 채권 ETF는 투자상품과 그 지수 자체가 유동성이 많이 부족하므로 적어도 이 분야에서는 패시브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앞서 슈뢰더의 배리뉴는 "EM 채권이라는 자산에 대해서는 패시브 투자 전략은 좋지 못한 선택"이라고 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