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신한 국민 등 부동산 공매 번번히 유찰
[뉴스핌=강필성 기자]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이 폐점한 점포를 매각하려했으나 계속 유찰되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일선 지점의 철수에 따라 유휴 부동산은 점차 늘어 가는데 좀처럼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공매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해 진행한 공매 8개 부동산 중 7건이 유찰됐다. 지난달 15일부터 진행된 이번 부동산 매각은 이미 네 번의 유찰을 겪은 상황. 결국 KEB하나은행은 또 다시 이 부동산의 가격을 낮춰 매물로 내놔야 하는 처지가 됐다.
앞서 지난달 15일 KEB하나은행은 수원, 오산, 군포, 시흥 등에 보유한 8개의 부동산을 공매에 부쳤다. 해당 건물은 모두 과거 하나은행 및 외환은행 등이 점포로 쓰던 곳이다. 8곳의 최저입찰가격은 총 235억원 수준.
그나마 5번의 시도 끝에 낙찰된 곳은 전라북도 전주시 상가 건물이 유일하다. 이곳은 이날 개찰 결과 총 10억원에 낙찰됐다.
하지만 다른 매물은 그대로다. 남은 7개 부동산 중 4개가 공실이고, 수도권에서 먼 지방이다 보니 수요가 크지 않으리라는 관측이다.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부각되는 부동산 침체는 금리인상 전망과 함께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 부동산이 악성 매물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이는 비단 KEB하나은행의 문제가 아니다. 신한은행은 지난 13일 영업점이 있던 13개의 부동산을 공매했지만 2건만이 낙찰되고, 11개 물량이 유찰됐다. 이들 물량은 모두 6~7회 유찰돼 당초 기대했던 가격에서 한참 내려간 상태다.
앞서 KB국민은행도 지난달 21일 KB국민은행 영등포지점 등의 부동산 12곳의 공매를 마감했지만 모조리 유찰됐다. 우리은행은 지난 7일 충남 홍성군, 경남 밀양시의 매물을 6회 유찰만에 간신히 매각했다.
시중은행이 이렇게 수차례 유찰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을 내놓는 이유는 지점 숫자를 줄이고 있어서다. 또 부동산 경기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시중은행 4곳의 영업점은 3857개로 전년 대비 166개 줄었다. 결국 유휴 부동산의 처분이 필요해졌지만 수요가 이를 따라오지 못하면서 시중은행의 고민이 본격화된 것.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대선 정국 이후 부동산 경기가 활성화되면 진행되는 부동산 매각수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