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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 단상] 사진과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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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흔히 보이는 것들로 뫼비우스적, 그 이상의 상상 여행을 하려 한다. 주변의 사물들엔 저마다 독특한 내력이 숨어 있고 어떻게 빚느냐에 따라 보석이 되기도 하고 나침판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출발한 여행의 과정에 어떤 빛깔의 풍경이 나타날지, 그 끝이 어디까지 다다를지 필자 자신도 설레인다. 인문학의 시대라고 하는데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메타적 성찰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사물과 풍경, 시대와 인문을 두루 관통하면서 색다르면서도 유익한 여행을 떠나려 한다.

날아가는 화살은 정지한 것이다.
고대 그리이스의 철학자 중에 이런 말을 한 사람이 있었다. 제논이다. 말도 안되는 것 같으면서도 그것을 깨기가 어려웠다. 논리적으로 무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제논에 따르면 날아가는 화살은 결코 과녁에 도달하지 못한다. 가령 화살에서 과녁까지의 거리가 10 미터라고 치자. 날아가는 화살은 과녁에 닿기 전에 반드시 그 중간 지점을 거쳐야 한다. 즉 5 미터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5 미터에 닿으려면 2.5 미터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10 미터에 결코 도달할 수 없게 된다. 그 거리가 1 미터든 100미터든 같은 논리가 적용되어 도달이 불가능하다.
함정과 같은 이 말에 의해 그 안에 갇힌 시대도 있었고 그것을 벗어나고자 온갖 상상과 이론을 피력한 사람들도 있었다. 수학의 미분도 그와 연관이 있는데 미분에선 무한의 끝이 제로로 수렴되기도 한다.

사진 역시 제논의 역설과 관계가 된다.
사진의 대상물은 실은 움직이는 것이다. 그것이 풍경이든 인물이든 뭐든 말이다. 우주 안에 움직이지 않는 것은 없다.
사진은 그 움직이는 것을 찰라적으로 정지 화면에 기록해 놓은 것이다. 사진을 찍을 때의 날씨, 기온, 습도, 피사체의 부피, 밀도, 무게, 시간 등등 숱한 것이 사진엔 담기지 않는다. 담길 수도 없다. 사진은 입체에 대한 평면이자 흐름에 대한 단면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진은 배제의 예술이라고 불릴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인간은 그런 사진을 보면서 마치 입체이자 흐름처럼 느낀다. 뭔가가 첨가되고 동원된다.
책을 읽을 때와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독서할 때도 책에 담겨 있는 그 이상이 첨가되고 동원된다.
일기장이 자신의 인물 사진이라고 한다면 소설 ‘어린 왕자’는 타인의 인물 사진 내지 풍경화라고 할 수 있다. 그 각각에 따라 동원되는 것이 다르긴 하지만 동원되는 그 자체는 동일하다.
이런 의미 작용이 완전히 배제된 채 사진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네모난 종이에 구도가 잡히고 이것저것 색깔을 입힌 물리적 차원으로만 말이다. 그렇게 훈련받은 인공지능 로봇이나 가능할뿐 사람으로선 불가능할 것이다. 사람은 인지와 상상, 감응력과 감정이입, 의미 부여의 생명체인 것이다. 사진이 성공한 이유이기도 하다.

움직이는 것을 정지시킨 것이 사진이라면 영화는 그 반대로 정지된 것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제논의 역설을 뒤집은 것이다.
영화는 동영상의 예술인데 실은 동영상 자체를 만들 수는 없다. 아무리 최첨단의 과학 기기라도 그렇다. 자연의 모든 것이 흐름이며 연속인데 그것을 어찌 기계가 담을 수 있을 것인가. 불가능하다.
그러면 우리 주변에 넘쳐나는 영화, 게임, 광고, SNS 같은 동영상들은 다 무엇인가.
대부분이 알겠지만 정지된 것을 연속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즉 사람의 눈엔 잔상이라고 해서 미리 본 이미지의 여운이 남는다. 그래서 정지 화면을 빠른 속도로 연속해서 돌리면 마치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환각이 발생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착시 효과이다. 동영상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이러한 동영상에서 사진은 일단 거의 즉물적인 형태로 되돌아온다. 무슨 말이냐 하면 사진 한 장을 보며 느껴지는 풍부한 감성이 배제되다시피 하는 것이다. 풍부하게 느낄 시간도 없을뿐더러 그럴 필요도 없다. 사진 더 구체적으로 필름은 순간의 이미지만 주고 사라져야 한다. 비슷한 다른 필름에게 초스피드로 넘겨져야 한다. 사람의 눈에 있는 잔상의 효과가 사라지기 전에 그 물리적인 역할이 이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영화, 광고, SNS의 다양한 동영상들은 그처럼 사진에 첨가되고 동원되었던 것들이 다시 배제되면서 다이어트 된 필름 내지 디지털 정보들의 양적인 속도전의 산물이다.
영화를 보는 사람은 한 컷 한 컷의 정지 화면에 인지와 상상, 감응력이니 의미를 첨가하고 동원하지 않는다. 그럴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없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영화로서는 실패이다. 영화는 인간의 그런 취약점에 기반된 과학이라고 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한 컷 한 컷에 대한 풍부함이 아닌 눈의 잔상 효과이다. 물론 눈 앞에 펼쳐지는 것은 잔상 효과 덕이긴 하지만 물흐르듯 흐르는 아름답거나 감동적이거나 이색적인 장면 등등이다. 그것들에 대한 풍부함은 역시 존재한다.

우주의 모든 것은 움직이며 실제로는 정지될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은 그런 속에서 빛과 어둠을 활용해 정지 화면을 만들어냈다. 인간의 눈에 숨겨 있는 특징 하나를 포착해 그것과 속도를 결부시켜 그 정지 화면을 움직이도록 했다.
글 쓰기 역시 움직이는 것이 정지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필자의 머리와 가슴 속에 일어나는 빛과 어둠, 움직임과 정지, 제논과 미분, 사진과 영화 등등에 대한 것은 이 글처럼 활자로서 정지된다.
독자들은 그 활자 즉 정지 화면을 보면서 그것을 움직임으로 바꾼다. 독자들의 머리와 가슴 속에 다채롭고 독특한 상상과 영상의 강물이 흐르는 것이다.

이명훈 (소설 ′작약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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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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