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절실한 승진 기회가 찾아온 찰나, 꿈꾸던 첫 데이트가 현실이 되던 찰나 아빠와 딸의 몸이 바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진다. 두 사람은 상황을 원래대로 돌리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일은 자꾸만 더 꼬여 간다.
영화 ‘아빠는 딸’은 몸이 바뀐다는 ‘바디체인지’를 소재로 했다. 그간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숱하게 다뤄진 진부하고 단순한 설정. 하지만 몸이 바뀐 이들이 만년 과장 아빠와 사춘기 소녀 딸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실제 영화는 ‘바디체인지’로 하여금 부녀, 나아가 세대 간의 소통과 공감을 말한다. 원상태가 기성세대를 상징하고, 원도연이 젊은 세대를 대표한다. 서로 다른 가치관으로 갈등하던 아빠와 딸은 어느 날 일어난 ‘바디체인지’를 통해 관계 회복의 과정을 겪는다.
비현실적 설정에 설득력을 더한 또 다른 이유는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다. 부녀로 호흡을 맞춘 윤제문과 정소민은 여고생과 아재로 완벽하게 빙의했다. 특히 새침한 표정과 몸짓으로 사춘기 소녀를 그려낸 윤제문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압권이다.
이외에도 신구, 이일화, 박혁권, 이미도, 강기영, 허가윤, 도희, 지오와 ‘무한도전’이 선물한(?) 박명수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섬세한 연출도 눈에 띈다. 메가폰을 잡은 김형협 감독은 여고생의 가슴 설레는 첫사랑과 샐러리맨이 느끼는 인생의 비애를 세밀하게 묘사, 감동과 웃음을 모두 챙겼다.
이가라시 다카히사의 소설 ‘아빠와 딸의 7일간’이 원작이다. 12일 개봉. 12세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