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무역기구(WTO), 세계은행(WB)이 보호무역주의를 함께 반박하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불고 있는 보호무역 바람을 막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세 기구는 10일(현지시각) 공동 보고서를 발표하고 "세계 경제에서 무역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을 맞이했다"며 "서구의 특정 업종에서 일자리가 없어진 것은 무역이 아닌 기술적 변화에 큰 원인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무역(기조)의 변화는 인류와 경제에 하방 위험을 만들 것"이라면서 "올바른 정책과 국가들은 무역이 주는 기회로 혜택을 누리고 뒤떨어진 국가들은 고양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균 관세 감소와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의 관계<그래프=IMF·WTO·WB> |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전후로 보호무역에 대한 의지를 밝혀 왔다. 지난해 선거운동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고 멕시코와 중국 등과 무역협정을 다시 맺을 것이라고 공약했다.
IMF와 WTO, WB는 "지난 수십 년간 무역 개방은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어 왔으며 선진국과 신흥국, 개발도상국의 소득을 증대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실망스러운 경제 성장 지연과 무역과 세계화, 기술에서 뒤떨어진 나라들에 대한 부적절한 집중은 개방무역에 대한 회의감을 증대시켰다"고 설명했다.
세 기구는 무역의 이점을 더 제대로 전달해 이에 대응하는 것이 강하고 포괄적인 세계 성장을 회복하는 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IMF는 이날 별도로 발간한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과 보호무역 기조가 선진국에서 강화하면서 신흥국 경제가 올해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최근 몇 년간 신흥시장과 선진국 경제 성장은 이질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선진국의 보호무역 위험과 미국의 통화정책 긴축은 신흥시장과 개도국의 미래에 더 어려운 여건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IMF는 세계 생산과 소비 성장에서 75%를 넘게 차지하는 신흥국과 개도국 시장이 최근 수십 년간 겪었던 어떤 상황보다 더 복잡한 외부 여건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신흥시장의 경우 이 같은 외부 여건의 영향을 상쇄할 만한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전보다 덜 우호적인 잠재적 외부 여건을 맞이한 신흥시장과 개도국 경제는 제도적 틀을 강화하고 무역통합을 보호하며 환율 유연성을 확보하고 높은 경상수지 적자와 해외채무, 공공부채로 발생하는 취약성을 보장하는 정책 조합을 채택함으로써 저성장의 충격을 최대한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