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개선 크게 진전" 주요 쟁점 성과 없어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미국과 중국 정상 회담이 실질적인 소득을 거두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북핵 문제부터 파열음을 냈던 무역 정책까지 민감한 쟁점들이 두 정상 사이의 테이블에 올려졌지만 ‘딜’은 이뤄지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어려운 회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할 만큼 양측의 만남은 불편함 속에 이뤄졌고, 플로리다에서 6~7일 이틀간 시간을 함께 가지는 사이 친선을 다지자는 결의가 나왔지만 세계 양대 경제국 사이에 긴장감은 진화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출처=블룸버그> |
미국의 시리아 폭격이 미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신경을 또 한 차례 긁었다는 것이 주요 외신들의 진단이다.
시리아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미국보다 러시아 쪽에 가깝다는 것. 아울러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문 중 이뤄진 미국의 시리아 공격이 북한에 대한 간접적인 메시지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의회 승인 없이 이뤄진 이번 결정과 흡사한 형태의 공격 대상이 다음에는 북한이 될 수 있고, 중국의 공조 없이 미국 독자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라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플로리다에 도착한 자리에서 이 같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중국이 나서지 않을 경우 미국이 독자 행보를 취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출발부터 긴장감을 연출한 회동이었지만 양국 정상은 냉정을 잃지 않았다. 7일 오찬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시진핑 국가주석과 관계에 커다란 진전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미국이 앞으로 많은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회담 이전 맹렬한 비판을 쏟아냈던 것과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시진핑 국가주석 역시 평소와 같이 절제된 표정을 취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틀간의 회담을 통해 서로를 더욱 이해할 수 있게 됐고, 신뢰를 구축했다”며 “앞으로 친화적인 관계를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부분의 입장 차이를 좁혔는지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고, 투자자와 기업 경영자들이 주시하는 경제적 쟁점들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진핑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역 및 투자 측면의 공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은 성격 상 정면으로 대조되는 양국 정상이 마찰을 빚지 않았다는 데 의미를 실었다. 무엇보다 회담에 앞서 중국 지도부가 우려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경제, 군사적인 갈등의 골이 완화되지 않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실제로 이날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철강 덤핑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덤핑된 철강 제품이 과도하게 미국에 유입되는 상황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미국 철강 업체들이 중국의 보호주의 정책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데 대한 반응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할 경우 철강 제품 교역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마찰이 다시 한 번 집중 조명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중국 측이 곤란한 입장에 몰릴 것이라고 NYT는 내다봤다.
한편 회담 중 시진핑 국가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을 중국에 초대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후반 중국을 방문하겠다는 말로 초대를 받아들였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