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유로존 경제가 개선되면서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둔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정상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당장은 아니라도 ECB가 목표를 달성한 이후 통화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시장도 이 가능성에 대비하며 이미 올해 하반기 ECB의 정책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유로존 <출처=블룸버그> |
브느와 꾀레 ECB 집행이사는 3일(현지시각) 한 금융 콘퍼런스에 참석해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조정할 가능성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경제 부문과 정부가 반드시 (높은 금리에) 대비해야 한다"며 "유로존 정부들이 금리가 현 수준에 머물지 않을 것을 알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사빈 로텐슐레거 ECB 이사도 미국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지표가 안정되고 우리의 물가안정 목표를 향한 지속 가능한 경로를 달성하면 통화정책 변경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ECB 위원들의 이 같은 발언의 배경에는 ECB의 목표치인 2%로 향하고 있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있다. 3월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1.5%를 기록해 2013년 1월 이후 처음으로 2%를 찍은 2월보다 낮아졌지만, ECB의 목표치로 향하고 있다.
ECB는 유로존에 유례없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가져다준 디플레이션 위협이 사라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디플레이션 위험이 대체로 사라졌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아직 약하다고 보고 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뺀 근원 물가상승률은 3월 0.9%로 2013년 8월 이후 계속 1%를 밑돌고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경험한 '긴축 발작(Taper Tantrum)'을 피하고자 하는 ECB는 갑작스런 자산매입 규모 축소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다만 ECB는 이달부터 월 800억 유로인 자산매입 규모를 월 600억 유로로 줄일 계획이다. 시장은 이 같은 ECB의 자산매입 규모 축소를 이미 반영하고 ECB의 금리 정상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한 채권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시장은 이미 올해 하반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양적 완화는 9월부터 상당히 줄어들 것이고 2018년 이후 예금금리를 올리기 전에 9월부터 양적 완화 규모를 상당 규모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버딘자산운용의 로저 웹 유럽 신용 부문 수석은 "ECB가 자산매입 규모를 줄인다고 해도 회사채 시장에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ECB 웹사이트에 올라온 인터뷰 발언에서 피터 프렛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확인했다. 프렛 이코노미스트는 "발표되고 있는 지표가 경제 확장이 계속해서 확고해지고 광범위해질 것이라는 자신감을 준다"고 말했다.
다만 프렛 이코노미스트는 "중요한 문제는 2%를 밑돌고 있지만 2%에 근접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확장적인 통화정책 없이도 지속할 수 있는지"라며 현재 ECB의 통화정책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