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1900년대 미국문학의 황금기를 이끈 천재 소설가와 편집가의 만남 '지니어스'가 13일 국내에 상륙한다.
콜린 퍼스, 주드 로가 손잡은 '지니어스'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스캇 피츠제럴드 등과 시대를 풍미한 명 편집가 맥스 퍼킨스의 시점에서 본 토마스 울프 이야기다.
실화를 재구성한 '지니어스'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무명작가 토마스 울프가 맥스의 제안으로 책을 내고, 낯선 바다에서 쓰러져 숨을 거두기까지를 그렸다.
남다른 통찰력으로 작가들을 발굴해온 맥스에게 울프는 무척 생경한 인물이었다. 날것 그대로의 야생을 담은 거침없는 언사와 글에 맥스는 커다란 흥미를 느꼈다. 울프 역시 자신을 돕고 대작가로 만들어준 맥스에게 감사 이상의 진한 우정을 느꼈다.
하지만 울프의 여자 엘린(니콜 키드먼)의 말처럼 둘은 곧 대립한다. 문장을 통으로 날려도 좋다고 생글대던 울프는 점차 맥스의 가위질을 거부한다. 뭣보다 울프의 거칠고 무례한 언사가 점차 심해진다. 울프는 쉼없이 떠들고, 남들 배려라곤 눈꼽만큼도 없어 작가들 사이에서 트러블메이커로 전락한다.
이런 맥스와 울프의 대립은 자칫 지루하게 흐를 수 있는 '지니어스'에 텐션을 준다. 영국이 자랑하는 배우 콜린 퍼스와 주드 로는 시신경을 자극하는 명연기로 스크린에 불꽃을 일으킨다. 색깔이 전혀 다른 두 배우의 카리스마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객석을 압박한다.
사실 캐릭터 둘 사이에 벌어지는 감정 연기는 주드 로의 전매특허다. 그는 마이클 케인과 함께 한 영화 '추적'(2008)에서 숨막히는 연극무대 같은 감정연기로 박수를 받은 바 있다. 콜린 퍼스의 단정하고 유려한 연기는 주드 로와 거칠게 대립하면서도 묘하게 하모니를 이룬다.
때때로 지루함이 엄습하는 것만 빼고는 영화의 흐름도 괜찮다. 최고의 파트너에서 교차점 없이 극한대립하다 죽음을 계기로 화해하는 두 사람의 만남을 물 흐르듯 표현한 연출은 합격점이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사진=(주)라이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