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회장, 1967년 롯데제과 설립..유통공룡의 시작
50년만에 매출 100조ㆍ재계 5위ㆍ94개 계열사 '우뚝'
신동빈 회장, 30년 꿈 '롯데월드타워' 완성..뉴롯데 출범
[뉴스핌=전지현 기자] "껌과 과자를 팔아 모은 돈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통 공룡을 만들었다."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따라다니는 말이다. 온 국민이 배고팠던 60~70년대, 허기를 달래줬던 10원 짜리 껌가격은 50여년이 흘러 3000원에 육박하고 있다. 껌값이 300배 오른 그 세월 동안 한국경제와 함께 자본금 3000만원으로 시작한 롯데도 기적과 같은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해 매출 100조원, 재계 순위 5위, 계열사 94개. 10원 짜리 껌 팔던 롯데는 이제 좁아진 국내 무대를 넘어 아시아, 러시아, 미국까지 넘나드는 중이다.
한국에 안착한지 50년이 되는 내달 3일. 롯데그룹은 국내 최고이자 세계 5위 초고층 건물인 '롯데월드타워'를 통해 대한민국 경제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한·일 수교 후 국내에 첫발..롯데제과 창립
“새롭게 한국 롯데 사장직을 맡게 됐으나 조국을 장시일 떠나 서투른 점도 허다할 줄 생각되지만, 소생은 성심성의, 가진 역량을 경주하겠습니다. 소생의 기업 이념은 품질본위와 노사협조로 기업을 통해 사회와 국가에 봉사하는 것입니다."
![]() |
1967년 한국 롯데제과 설립 당시 신격호 롯데회장 인사말이다. 신 총괄회장은 1949년 일본에서 롯데를 설립했다.
이후 18년 뒤인 1966년 11월, 종합 포장지 소재기업 롯데알미늄을 시작으로 한국에 진출했다. 1965년 한·일 수교로 국내 투자길이 열리면서다.
당시 일본에서 껌을 팔아 성공했던 신 총괄회장은 해방과 한국전쟁 후 산업시설이 낙후했던 국내에 1967년 3월 한국 롯데그룹 모태 롯데제과를 세운다.
첫 사업은 껌이었다. 제과업계 빅3(롯데, 오리온, 해태) 중 가장 늦은 진출이었다. 그러나 껌 사업으로 창립 11년만인 1978년 제과시장 정상에 오른다. 지금까지 국내 껌 시장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한 채, 50년간 껌 누적매출 4조원 신화도 이어왔다.
롯데는 롯데제과에 이어 1970년대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삼강으로 국내 최대 식품기업으로 발전했다.
이후 롯데호텔과 롯데쇼핑을 설립해 당시에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유통·관광 산업 현대화 토대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신 총괄회장은 지하철이나 철도와 연결되는 역세권 부지 매입을 하는 등 일본 패턴을 따라가는 부동산 투자감각을 발휘했다. 서울 소공동 호텔 롯데와 백화점을 잇는 롯데타운,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 영등포 역사, 부산, 대구, 대전들이 그 예다.
이중 6년간 공사 끝에 1973년 문을 연 롯데호텔은 당시 동양 최대 호텔로 '한국의 마천루'란 찬사가 붙었다. 지하 3층, 지상 38층 고층 빌딩으로 1000여 객실을 갖춘 롯데호텔 건설에 들거간 비용만도 1억5000만 달러.
이렇게 탄생한 롯데호텔은 2010년 러시아 모스크바에 한국 호텔 처음으로 해외 체인을 오픈할 만큼 성장했다.
1979년 서울 소공동에 롯데쇼핑센터(現 롯데백화점 본점)가 등장한다. 1976년 시작한 건립공사가 3년 뒤 12월에 완료됐다.
당시 정부가 4대문 안에는 백화점을 신설을 불허한 탓에 백화점 대신 ‘쇼핑센터’란 이름이 붙여졌다. 규모는 기존 백화점 2~3배에 달하는 연면적 2만7438㎡, 영업면적 1만9835㎡에 지하1층, 지상 7층에 이르렀다. 9년 뒤인 1988년 11월1일 ‘롯데백화점’으로 변경되고, 현재 연매출 약 9조원대 백화점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식품에서 출발한 롯데는 한국 정착 반세기 동안, 호남석유화학과 롯데건설 등으로 국가 기간산업에도 진출하며 거대 기업으로 몸집을 불린다.
▲30년만에 꿈 이룬 롯데월드타워..신화를 완성하다
내달 4월3일 롯데의 숙원사업인 롯데월드타워가 드디어 위용을 드러낸다. 롯데월드타워 건립은 1987년 서울시로부터 819억원에 부지를 매입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초고층 높이 ‘한국판 디즈니랜드’를 만들겠단 포부 하나로 30년. 그러나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외환위기, 성남 서울 공항 항공기 이착륙 문제, 인허가를 비롯한 5년간 행정기관 상대 송사, 씽크홀, 특혜 의혹 등으로 건설중단과 진행을 번복했기 때문이다. 그사이 롯데월드타워는 마스터 플랜이 23번 보강되고, 타워 디자인도 수십번 바뀐다.
![]() |
롯데호텔 건립 당시 최초 외관 전경(사진 좌측), 롯데월드타워 외관 전경(사진 우측). <사진=롯데그룹> |
하지만, 1989년 1차로 대형 레저·쇼핑타운 롯데월드가 탄생한 후 2010년 11월 2차 작업에 해당하는 롯데월드타워 착공, 2011년에 기초공사, 2014년 4월 국내 건축물 최고 높이 305m, 2015년 3월 국내 최초로 100층(413m)을 돌파하며 한국 건축사를 새롭게 썼다.
현재 롯데는 롯데월드타워 운영이 본격화되면, 생산유발효과 2조100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조원, 취업유발인원 2만1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창출되는 경제효과는 약 10조원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월드타워는 ‘대한민국에 랜드마크를 남기겠다’고 말한 아버님의 뜻에 따라 세워졌다”라며 “롯데월드타워는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를 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건축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