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향방, 세제개혁 전망 따른 국채금리가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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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첫 번째 법안이 의회의 동의을 얻지 못하면서 트럼프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로 강세를 보였던 달러화가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달러를 띄운 요소 중 하나인 국채 금리가 더 하락할 경우 올해 달러화의 추가 약세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그리고 이것은 결국 세제 개혁의 성공 여부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전망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전 10시 22분(현지시각) 주요 6개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 지수)는 전날보다 0.61% 떨어진 99.016을 기록 중이다. 장중 달러인덱스는 98.86까지 떨어지며 지난 11월 11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사실상 '트럼프 트레이드'로 올랐던 부분을 모두 반납한 것이다.
달러/엔 환율은 110.09엔으로 지난 11월 1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유로/달러 환율은 1.0904달러로 11월 11일 이후 가장 높았다.
미 달러화<사진=블룸버그> |
◆ 트럼프케어 실망에 트럼프 효과 지운 달러
투자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지난주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 법안의 실패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치를 급격히 낮추며 트럼프트레이드로 올랐던 자산의 매도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템퍼스Inc의 존 도일 시장 책임자는 "헬스케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면 세제 개혁과 같은 트럼프의 주요 정책도 믿기 어렵다는 게 전제였다"고 말했다.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의 로드리고 카릴 외환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 달러화와 원자재에 대한 트럼프발 부양이 완전히 청산될 수 있는 위험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화가 완만한 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도쿄 바클레이스의 카도타 신 선임 전략가는 "시장은 달러의 추가 하락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투기 거래자들은 미 달러화 강세 베팅을 3주 연속으로 증가시켰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미 달러화 가치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을 184억4000만 달러로 지난 1월 31일 이후 최대치로 늘렸다.
코먼웰스외환의 오메르 에시너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지난주는 투기 거래자들이 달러 매도가 과도하다고 판단할 만한 주였다"고 말했다.
◆ 정치 압박 받는 국채 금리, 달러에 추가 부담
트럼프 대통령의 재정 확대에 따른 인플레이션 전망과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해 상승하던 국채금리도 하락세를 보이며 달러화를 압박하고 있다. 금리 상승은 지난해 대선 이후 달러화 강세의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이날 오전 10시 45분 현재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3bp(1bp=0.01%포인트) 하락한 2.369%를 가리키고 있다. 이는 대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9일 2.072%보다 여전히 29.7bp 높다.
BNY멜론의 사이먼 데릭 수석 시장 전략가는 "헬스케어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것은 투자자들에게 세제 개혁이 더 쉽겠냐는 질문을 던지게 하고 있다"며 "이번 주 금리가 더 하락하면서 달러가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의 경제 공약 이행에 따른 긍정적인 미국의 경제 성장 전망은 여전히 국채 수익률을 상승 전환할 수 있는 요인이다. 데릭 전략가는 "공화당 지도부가 세제 개혁을 밀어붙이기 어려워진다면 트럼프의 대선 공약 이행 능력에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이것은 금리 상승 압력을 줄인다"고 설명했다.
국채 금리를 띄울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전망도 약화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연방기금(FF) 선물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을 비롯해 올해 총 3차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지난 주말 51.75%에서 49%로 낮췄다. 2주 전 이 가능성은 60%를 기록했다.
일부에서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올해 말 3%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트럼프케어의 실패로 이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웰스스트래티지스앤매니지먼트의 토머스 번은 배런스에 "미국의 장기 금리가 추세적으로 오를 것으로 믿지만 1~2년간 10년물이 3%에 도달할 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