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론' 누른 '대세론'…안희정‧이재명, 전략수정 불가피
[광주=뉴스핌 이윤애 기자] '야권 심장부' 호남의 선택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였다. 경쟁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지사의 '대안론'을 누르고, '문재인 대세론'을 입증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전체 투표수 23만 6358표 가운데 14만 2343표를 얻어 60.2%의 지지율을 과시했다. 안 지사는 4만 7215표(20.0%), 이 시장은 4만 5846표(19.4%)를 얻어 득표수와 득표율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이 27일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호남권역 선출대회를 열고 19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본격 레이스에 돌입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윤애 기자> |
정권교체에 대한 호남의 열망이 이 같은 결과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의식이 작용했다는 것. 문 전 대표는 연일 호남이 염원하는 정권교체를 위해 본인이 가장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강조해왔다. 이같은 발언이 호남민심을 확실하게 잡았다는 해석이다.
최근 "부산대통령", "전두환 표창" 발언 등으로 호남 민심이 등을 돌렸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이 마저도 털어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제19대 대통령 후보 호남권역 선출대회 정견발표에서 "압도적인 경선 승리만이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만들 수 있다. 호남이 압도적으로 지지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남은 43일 동안 어떤 변수도 있어선 안 된다"며 "제가 먼저 정권교체의 문을 열고, (안희정‧이재명‧최성 등은 현재) 충분히 준비돼 있지 않다. 미래의 지도자가 되실 분들"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선 본선 경쟁자로 유력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 비교해서도 체면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안 전 대표는 지난 주말 호남에서 치러진 국민의당 첫 경선에서 64.60%의 압도적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안 지사와 이 시장의 스텝은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후발주자로 문 전 대표를 추격하던 이들은 남은 경선에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 지사 측은 문 전 대표가 60%를 얻지 못하면 '셀프 대세론'의 실체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지역위원장 등 조직력에서 95% 이상의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는 문 전 대표가 60% 이하 득표에 머물면 호남에서 반문 정서가 그만큼 심각한 것"이라며 "이런 정도로는 본선에서 안철수 돌풍을 잠재우고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이날 정견발표에서 민주당 전 대표의 대세론에 맞서 "이재명이 후보가 돼도 정권교체는 된다. 그러나 이재명이 된다면 더 많은 걸 바꿀 수 있다"면서 "국민은 정권교체를 넘어 '진짜 교체'를 원한다"고 자신이 적임자임을 자신했었다.
하지만 이번 결과로 '대세론'이 확인된 만큼 새로운 역전 승부수를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