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합의 연장 없으면 30~35달러 선으로 하락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달 들어 12% 가량 하락한 국제 유가가 추가 하락, 배럴당 30달러 선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경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 산유국들의 감산이 국제 유가에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하는 셈이 된다. 뿐만 아니라 급한 불을 끈 것으로 판단되는 석유 업계의 경영난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얘기다.
원유 <출처=블룸버그> |
24일(현지시각) 트래디션 에너지는 OPEC이 감산 이행을 연장하지 않을 경우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30~35달러까지 밀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월가 애널리스트 사이에 유가 지지를 위해서는 OPEC과 비회원 산유국들이 감산을 연장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 가운데 한층 비관적인 예측이 나온 셈이다.
이번 주말 사우디 아라비아를 필두로 쿠웨이트와 알제리, 베네수엘라 등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인 러시아 및 오만이 하루 180만배럴 규모의 감산 합의 이행 점검을 위한 회의를 갖는다.
6개월 기한의 감산 합의가 만료 2개월을 앞둔 상황이지만 산유국들이 목표했던 원유시장의 수급 균형을 통한 유가 상승이 사실상 좌절된 상황이다.
WTI는 배럴당 47달러 선까지 밀렸고, 국제 원유시장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역시 심리적 지지선으로 통하는 50달러 선을 뚫고 내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5월 열리는 OPEC 정기 총회에서 회원국들이 감산을 연장할 가능성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셰일 업체들을 중심으로 미국의 원유 생산이 늘어나고 있고, 사우디는 OPEC이 모든 부담을 혼자 떠안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감산 연장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트래디션 에너지의 진 마샬 리서치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5월 정기 총회에서 추가 감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WTI가 30~35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유가가 30달러 선으로 밀리면 사우디의 재정에 커다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8년만의 감산 합의가 WTI를 배럴당 55달러까지 끌어올렸지만 이달 초부터 미국의 산유량과 원유 재고가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된 데 따라 커다란 하락 압박이 발생했다.
미국 원유 재고량은 지난주 기준 5억3310만배럴로 늘어났다. 이는 사상 최고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미국의 원유 수출이 하루 약 107만배럴로 나타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주 6개 산유국의 회동과 5월 OPEC 정기 총회에서 석유장관들은 원유시장 수급 균형을 위한 공조를 주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 투자은행(IB)은 유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JP모간은 올해 하반기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55.75달러로 제시, 종전 수치인 58.75달러에서 상당폭 낮춰 잡았다.
또 2018년 전망치 역시 배럴당 60달러에서 55.60달러로 떨어뜨려 감산에 따른 유가 상승 모멘텀이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라는 판단을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