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이율 인하 줄이어…중소형 보험사 "역마진 못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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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지현 기자] AIA생명이 다음달부터 암 보험료를 최대 5.3%(평균 3.5%) 인상한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에 따라 보장성보험 상품의 예정이율을 낮추기 때문이다.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지난해 말부터 예정이율이 낮춘 데 이어 외국계 생보사도 이 대열에 합류하는 것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IA생명은 보장성보험 예정이율을 3.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하한다.
예정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수익률을 가정한 거다. 예정이율이 내려가면 보험료는 오른다. 통상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내려가면 보험료는 5~10% 정도 상승한다.
AIA생명 관계자는 "그동안 역마진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보험사들에 비해 높은 3%대의 예정이율을 제공해왔다"면서 "하지만 역마진이 계속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라 4월부터 예정이율을 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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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이율 조정에 따라 AIA생명의 보험료도 오를 전망이다. 'AIA 평생보장 암보험'에 30세 남성이 가입할 경우 보험료가 9만6300원에서 10만1400원으로 5.3% 오른다. 평균 인상률은 3.5%다.
건강보험 상품의 경우 순수보장형 상품은 평균 3.8%, '이 좋은 치아보험'은 3.3%, '평준정기보험'은 1.7% 가량 보험료가 인상된다.
보장성 보험료 인상 러시는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지난해 10월 예정이율을 2.75%에서 2.5%로 똑같이 내렸다. 교보생명은 올해 전 상품의 예정이율을 2.75%에서 2.5%로 내리기로 했고, 미래에셋생명도 오는 4월부터 종신보험 예정이율을 2.85%에서 2.6%로 내린다.
외국계 중소형 보험사들은 국내사보다 높은 2%후반~3%대의 예정이율을 유지해왔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역마진이 이어지자 백기를 드는 것이다.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된 동양생명은 금리연동형 보장성보험의 예정이율을 2.9%에서 2.75%로 인하했다. 메트라이프생명도 올해 암보험 예정이율을 3.0%에서 2.5%로 내렸고, ING생명은 오는 4월부터 어린이보험과 암보험 예정이율을 2.85%에서 2.6%로 내리기로 결정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금리가 인상되고 시장금리가 오르는 등 금리 인상 기조가 시작되는 듯 하지만, 그 동안 중소형 보험사들은 워낙 높은 예정이율을 유지해오던 탓에 역마진이 불가피했다"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예정이율이 2% 중반대로 내려온 만큼, 외국계 중소형 보험사들에서도 3%대 예정이율을 낮추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