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Q 전체 메자닌 발행 중 코스피 기업 비중 '78%'
메자닌 발행 한도 늘리는 기업들 '속속'
[편집자] 이 기사는 3월 23일 오후 1시35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우수연 기자] 최근 코스피 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중인 가운데 대기업들이 주식관련사채(메자닌)를 활용한 자금 조달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식관련사채 발행량은 1조2245억원으로 전기대비 174% 가량 급증했다. 작년 1분기(6099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주목할 점은 올해 들어 코스피 상장기업들이 메자닌 발행을 적극 늘렸다는 것. 작년 1분기만해도 코스피 기업의 메자닌 발행 비중은 전체의 35%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전체 메자닌 발행 규모 중 코스피 기업 발행량은 9582억원으로 전체의 78%에 달할 정도로 늘어났다. (아래 그림 참고)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난 16일 구주주들에게 우선청약권에 부여되는 공모방식으로 1000억원의 BW를 발행했다. 이를 통해 최대한 기존주주의 지분율 희석을 낮추면서 낮은 금리(1.875%)로 자금을 조달했다.
구주주 우선배정 이후 시행된 일반 공모 청약에서도 투자자들의 인기를 확인했다. BW 일반공모 금액 539억원 모집에 3조원이 넘는 돈이 몰렸으며, 3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코스피 기업은 두산건설, 동아쏘시오홀딩스, 부산주공 등이다. 휴켐스, 코스모화학, 케이지케미칼 등은 교환사채(EB)를, 현대상선, 유니켐 등은 전환사채(CB) 를 활용해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아울러 두산중공업은 오는 5월 무렵 5000억원 규모의 주주우선공모 BW를 발행할 예정이다.
최근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해 BW와 CB의 발행한도를 높이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오는 24일 주주총회에서 BW·CB발행한도를 기존의 3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크게 늘리는 정관변경 안건을 상정한다. 엔씨소프트도 같은날 주총에서 한도를 기존의 1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올리는 안건을 올린다.
증권사 한 IB 임원은 "올해 주식시장이 좋다보니 대기업들이 공모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나 전환사채(CB) 발행을 많이 검토하는 것 같다"며 "투자자들도 금리인상 이슈로 부동산이나 채권 투자가 좋지 않다보니 주식을 활용할 수 있는 투자를 많이 찾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IB 관계자도 "메자닌은 중견·중소기업 위주로 발행이 많았는데 최근 유가증권시장 기업들도 필요성을 느끼고 활용하는 것 같다"며 "작년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검토를 하고 있는 기업들이 꽤 된다"고 덧붙였다.
메자닌을 활용하면 기업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주가가 올라 투자자들이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게 될 경우 지분 희석을 감소시키면서 증자를 하는 효과가 있다. 투자자 역시 향후 주가 상승을 기대하면서 채권 이자수익도 거둘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앞선 관계자는 "전환사채를 발행했을 때, 주가가 두 배로 오르면 전환권을 행사해 발행하는 주식 수는 절반으로 준다"며 "또 처음엔 채권으로 발행돼 부채로 인식되지만 주식으로 전환되면 자본으로 잡히면서 재무구조 개선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군에서도 신용등급 A등급에서 BBB+ 구간의 기업들이 메자닌을 적극 활용한다. 이들 기업은 일반 회사채 시장보다 메자닌 시장에서 풍부한 수요를 노리고 자금 조달의 다양화를 꾀한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신용등급이 A등급~BBB 구간에 있는 대기업들은 수요가 있는 BW 시장으로 발행이 몰릴 수밖에 없다"며 "메자닌은 일반 회사채보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낮은 금리로 차환발행 수요가 늘면서 앞으로도 BW·CB를 많이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올해 1분기의 메자닌 발행 확대는 작년 4분기의 기저효과에 따른 것일 뿐 추이를 지켜봐야한다는 견해도 있다. 작년 4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으로 회사채 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붙었고 작년말 미뤄졌던 투자금 집행이 올해초 집중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작년말 금리인상과 트럼프 이슈로 연말 발행 클로징이 앞당겨진 경향이 있다"며 "연말 밀렸던 자금 집행이 연초에 집중되는 현상을 보고 향후 대기업들이 메자닌 발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단정짓기는 아직 조심스럽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