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상징 韓, 이제는 기피 대상
정체 드러낸 중국 기업에 네티즌 “속았다” 성토
[뉴스핌=이지연 기자] 브랜드명에 한국을 연상케 하는 한자 한(韓)을 넣어 고급 이미지를 구축한 한류 수혜 중국 기업들이 사드 보복 본격화 이후 역풍을 피하기 위해 한국과의 연관성을 속속 부인하고 있다.
중국 내 체인 한식당 한라산(漢拿山)은 지난 8일 성명을 내걸고 “본사는 100% 중국 기업이며 롯데 제품을 판매하거나 사용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절대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사드 배치는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을 훼손하는 행위이며 한라산은 중국 정부의 견고한 (사드 반대) 입장을 따른다고 강조했다.
SNS 홍보 채널 위챗 공식계정도 기존 ‘한라산 한식 불고기’에서 한식을 삭제한 ‘한라산 불고기’로 변경한 상태다.
"우리는 100% 중국 기업" 체인 한식당 한라산. <사진=바이두> |
2001년 설립된 한라산은 베이징 등 중국 70개 도시에서 직영점 300개 이상을 운영하고 있다.
2009년 중국 최대 부호 왕젠린(王健林)이 이끄는 완다그룹과 전략 파트너십을 체결, 전국에 퍼져있는 완다플라자(완다광장)에 입점함으로써 사세를 빠르게 확장했다. 2012년에는 왕젠린의 외아들 왕쓰충(王思聰)이 운영하는 프로메테우스캐피탈이 한라산에 투자했다.
중국 경제매체 텐센트재경에 따르면 한라산의 실질 대주주는 조선족 장원더(張文德)로 추정된다. 앞서 2014년 장원더는 베이징조선족기업가협회 상무이사, 한라산 회장 명의로 제15회 베이징시 조선족 운동회에 3만위안을 기부한 바 있다.
그간 한라산을 전통 한식당으로 여겼던 중국 네티즌들은 “그 동안 짝퉁(가짜) 한식을 먹었다니”, “빠른 세태 전환 보소” 등 어이없다는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한라산 외에 한국을 연상케 하는 이름을 써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했던 중국 기업들도 서둘러 한국 및 롯데그룹과의 관계를 부인하고 나섰다.
한식당 취안진청(權金城, 권금성)은 8일 “중국인이 투자, 관리, 운영을 맡는다”는 성명문을 발표해 혹시 모를 사드 불똥에 대비했다.
K뷰티 브랜드를 연상케 하는 한수(韓束, 한속), 한허우(韓后, 한후), 한지(韓紀, 한기), 한시(韓熙, 한희) 등 중국 화장품 업체는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은 없지만 사태 추이를 지켜본 후 사드에 대한 입장 발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류 스타 전지현, 김수현 등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며 K뷰티 브랜드를 표방한 한후(한허우). <사진=바이두> |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del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