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홍콩 부동산은 유망지서 제외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인들이 위안화 약세 둔화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경계감을 보이며 점차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발을 빼려는 조짐이라고 5일 자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뉴욕 맨해튼 부동산 투자회사인 콜리어스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미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아시아 투자는 지난 2015년 330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바 있다. 당시 해외 투자 총액의 51%가 미국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간 셈이다.
위안화 <사진=블룸버그> |
지난해의 경우 미국 부동산에 대한 아시아 투자가 291억달러로 전년 대비 12%가 줄었는데 이 중 중국 자금 비중은 여전히 43%로 많은 수준이었다.
콜리어스 인터내셔널 아시아 리서치 담당이사 앤드류 하스킨스는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부동산의 인기가 치솟은 것이 우연은 아니라며,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꾸준히 내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제는 중국 투자자금이 미국 출구를 결정한 뒤 아시아로 방향을 바꿀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스킨스는 “위안화 약세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중국 투자자들이 달러표시 자산에 투자할 매력은 점차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지난 2년에 걸쳐 달러 대비 13%가 밀렸던 위안화 가치는 올 들어 1% 가까이 반등했고 한국 원화를 비롯한 나머지 아시아 통화들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스킨스는 정치적 우려도 “중국의 미국 부동산 투자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이행한다면 더더욱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떠난 중국 자금은 아시아로 향할 확률이 높은데, 지난해 아시아 부동산에 대한 중국의 투자 비중은 17.4%로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이었던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많이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미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홍콩 부동산 시장은 중국 투자자들에게 큰 매력을 어필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하스킨스는 “달러 페그제로 인해 중국 투자자들은 홍콩을 미국의 대리 시장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위안화가 안정세를 찾으면서 홍콩달러로 표시된 자산의 매력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