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프로그램 OtvN '어쩌다 어른' JTBC '말하는대로' tvN '곽승준의 쿨까당' JTBC '썰전' <사진=tvN, JTBC> |
[뉴스핌=이현경 기자] 예능과 교양의 구분이 없어졌다. 예능인줄 알고 재미있게 봤던 프로그램이 알고 보니 교양프로그램이고, 교양프로그램의 예능화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경계가 사라진 프로그램의 장르 변화가 시청자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예능인 듯 교양같은 프로그램은 종편채널과 케이블방송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JTBC ‘톡투유’ ‘썰전’ ‘말하는 대로’가 대표적이다. OtvN ‘어쩌다 어른’ tvN ‘곽승준의 쿨까당’도 알고보면 모두 교양프로그램이다.
특히 ‘말하는 대로’에는 유명인, 학자뿐만 아니라 연예인까지 출연하기 때문에 예능프로그램으로 비친다. 게다가 연출을 하는 정효민PD는 JTBC ‘마녀사냥’ ‘투유프로젝트-슈가맨’ 등을 연출한 PD이기 때문에 당연히 ‘말하는 대로’는 예능일 거란 시선에 무게가 쏠린다. 편성에는 시사·교양으로 분류된 ‘말하는 대로’에 대해 정효민 PD는 “기획은 예능의 폭을 넓히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말하는 대로’는 인포테인먼트쇼다. 각 분야에서자기만의 철학과 소신을 가진 사람이 길거리에서 ‘말’로 버스킹을 하는 것. 정효민PD는 “예능을 웃음에 한정할 필요는 없다. 이야기는 재미있지 않나. 즐거우면 그게 예능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최근 OtvN ‘어쩌다 어른’은 최진기, 설민석, 허태균 등 유명 강사진의 인문학 강의를 콘셉트로 바꿔 화제 프로그램으로 떠올랐다. 유익하면서도 유쾌한 강의쇼가 담겨 있기 때문에 예능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 역시 교양프로그램으로 분류돼 있다.
정민식PD는 ‘어쩌다 어른’의 기획 의도에 대해 “‘어쩌다 어른’은 지친 어른들을 위한 프리미엄 토크쇼로 시작했다. 우리가 궁금해하는 이야기들, 우리가 스트레스 받는 부분 등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토크쇼로 전환한 이유에 대해 “신년특집을 맞아 강의쇼로 꾸몄다. 딱 떨어지는 인문학을 베이스로한 강의쇼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학문과 삶의 교차점 때문인 듯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김미경 쇼'와 '스타특강 쇼'를 연출했다. 강의쇼의 붐이 한차례 지나간줄 알았는데 신년 특집에서 생동감 넘치는 강의가 다시 뜨거운 반응을 얻게 돼 콘셉트를 바꿨다. 설민석이 첫회 강사였는데 역사 공부를 재미있고 쉽게 담아내 시청자도 거부감이 없었다”고 말했다.
'어쩌다 어른'에 출연한 설민석(위 왼쪽) 강사와 혜민스님(아래 오른쪽), JTBC '말하는대로'에 출여한 채사장(위 왼쪽)과 양세형 <사진=tvN, JTBC> |
이 같은 예능의 교양화, 교양의 예능화가 시청자에 호응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뭣보다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우리의 삶을 대변하는 주제를 다루고 있어 더욱 큰 공감을 얻는다. 이는 교양과 예능이 절묘하게 교집화 된 프로그램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어쩌다 어른’과 ‘말하는 대로’를 들 수 있다.
‘말하는 대로’의 정효민PD는 “파장을 일으킬만한 메시지가 있는 분을 섭외한다. 크게는 두 가지 인데 소소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인생에서 느끼는 바가 있는 사람, 그리고 지식적으로 전달할 메시지가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버스커를 꾸린다”라고 말했다.
‘어쩌다 어른’의 정민식PD 역시 “강사 선정 기준은 성공과 인생 키워드의 휴먼스토리, 그리고 학문을 기반한 이야기를 가진 인물”이라고 말했다.
또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인물을 게스트로 세우는 이유에 대해 “인문학은 기본적으로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학문이다. ‘나’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를 하는 거다. 그러니 시청자가 궁금한 점, 그리고 함께 공감할 만한 주제들이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좋은 콘텐츠를 갖고 있다면 누구든 강연자가 될 수 있다. 자신의 스토리, 전문성만 있으면 된다”라고 덧붙였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예능의 교양화, 교양의 예능화의 이유는 혼란스러운 정국이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요즘 시청자들은 교양에 더 관심이 많다. 예전에는 교양을 예능화 시켰는데 요즘은 예능이 교양화가 된 게 많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예능과 교양프로그램의 경계가 희미해진 이유에 대해 “혼란스러운 시국의 변화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시대가 부르고 함께 참여한다면 그것이 건강한 사회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