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 대한 보복성 조치 잇따라
롯데면세점 홈페이지도 마비
[뉴스핌=함지현 기자] 중국의 롯데에 대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성 조치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사드) <사진=블룸버그통신> |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최근 롯데가 중국에서 운영하는 주요 유통시설에 대한 대대적 점검을 시행했다. 구체적으로는 위생·안전 점검 6건, 소방 점검 4건, 시설 조사 7건 등이다.
중국 정부는 앞서 롯데가 약 3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진행하는 '롯데월드 선양 프로젝트'의 핵심인 '롯데월드 선양'에 제동을 걸고 나선 바 있는데, 당시에도 지난해 말 시행한 소방점검 및 일제점검을 명분으로 내세웠었다.
일부 식품계열사의 경우 중국 온라인 쇼핑몰 재심사과정에서 탈락 했으며, 롯데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징동닷컴도 자사 사이트의 롯데마트 온라인몰 개점을 전격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중국업체와 거래할 때 과거에는 거래처에서만 위험을 부담하면 됐지만, 이제는 롯데측도 함께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신용장 발급조건이 변경되기도 했다.
당국의 이같은 기조에 더해 중국 현지 언론의 롯데때리기도 심화되고 있다.
중국 관영방송인 CCTV는 롯데와 한국 국방부의 사드부지 교환계약 체결 소식을 전하며 "12월 사드 부지교환에 동의한 것은 롯데가 박근혜 정부와 정경유착한 결과"라고 평가하는 등 부정적 입장을 내보이기도 했다.
심지어 롯데면세점은 중국발로 추정되는 해커들로부터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공격을 받아 이날 정오부터 인터넷 중문·영문·국문·일문 등 모든 언어의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담당 부서에서 복구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언제 정상화가 될지는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롯데면세점 인터넷홈페이지> |
상황이 이렇지만 롯데그룹측에서는 마땅한 대책 없이 바라만 보고 있는 모습이다.
신동빈 회장의 경우 현재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출국금지 조치로 인해 중국을 방문할 수 없는 입장인데다 개별 기업 차원에서 해소하기에는 중국 당국 차원의 압박이 거세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상황을 지켜보고 내용을 파악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에는 유통·식품·관광서비스·유화제조·금융 등 롯데 24개 계열사가 진출해 2만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직원들은 대부분 중국인들로 구성돼 있다.
롯데그룹이 지금까지 중국에 투자한 금액은 약 10조원, 지난 2015년 매출액은 3조2000억원에 규모다. 작년에도 이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아진 수준일 것이라는 게 롯데측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