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맥마스터 첫 전화통화…"부친이 한국전 참전용사"
한민구-매티스 국방장관도 대담…한미 연합군사훈련 시작
[뉴스핌=이영태 기자] 한국과 미국 정부가 중국 정부의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가속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휴양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신임 보좌관에 H.R. 맥마스터를 임명했다고 발표했다.<사진=AP/뉴시스> |
청와대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1일 오전 9시부터 30분간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사드 배치를 차질없이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한민구 국방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이날 오전 전화통화를 갖고 조속한 사드 배치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양측은 현재 한미동맹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등 시급한 안보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평가를 공유하고 북한의 추가적 도발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양측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사드 배치를 차질 없이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이 '러시아 내통설'로 사임한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으로 지난달 20일 기용된 맥마스터 보좌관과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실장은 "맥마스터 보좌관의 취임을 축하하고, 굳건한 한미동맹의 지속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인사했다.
맥마스터 보좌관은 "김관진 실장과 함께 일하게 돼 기쁘다"며 "한미동맹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데 업무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부친이 한국전 참전용사"라며 "나도 어려운 상황에 처할 때마다 역경 극복의 모범 사례로 한국을 자주 인용해 왔다"고 덧붙였다.
양측은 이날 통화에서 북한의 각종 도발에 대한 긴밀한 대응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양국의 안보 라인 간 긴밀한 협력 체제를 지속 유지해나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또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김 실장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미국을 방문해 맥마스터 보좌관과 심도 있는 협의를 갖기로 했다.
◆ 한민구-매티스도 전화통화…한미 연합군사훈련, 오늘 시작
한민구 장관도 이날 오전 7시30분께 이뤄진 매티스 장관과의 전화대담을 주한미군과 한국 정부가 "(사드 체계의) 조속한 작전 운용을 위한 준비를 차질 없이 추진하기로 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국방부는 양 장관이 통화에서 "한국 쪽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른 사드 부지 공여 절차를 진행하고, 미국 쪽은 시설공사와 장비 전개 등 사드의 조속한 작전 운용을 위한 준비를 차질없이 추진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양국 장관이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 국민과 한미동맹의 군사력을 보호하기 위해 자위적 차원에서 결정한 사항임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도 28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매티스 장관이 경북 성주시 땅이 롯데그룹에서 대한민국 정부로 공식 이전된 것을 환영했다"면서 "매티스 장관이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한 장관의 노력에 감사를 전하며 통화를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2017년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참가하는 미국 원자력 항공모함 칼빈슨호(9만3400t급). 1983년 3월 취역한 칼빈슨호는 길이 333m, 넓이 40.8m, 비행갑판 길이 76.4m, 2기의 원자로를 갖춘 다목적 항공모함이다. 이 항모에는 F-14 전투기 24대, F/A-18 전폭기 24대, A6 또는 KA 6D 중공격 및 급유기 10대, S-3A 대잠수함기 10대, SH-3H 대잠수함작전헬기 6대, EA-6B 전자전기 4대, E-2 공중 조기경보기 4대 등이 탑재돼 있다.<사진=뉴시스> |
한편 한·미 양국의 대규모 연합군사훈련인 독수리훈련(FE)이 이날 시작됐다. 한미 연합훈련 중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은 다음달 30일까지, 지휘소 훈련인 키리졸브(KR)는 13일부터 2주간 진행될 예정이다.
독수리훈련에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칼빈슨호와 스텔스 전투기 F-35B가 동원되는 등 미국의 첨단 전략무기가 참가하고 있다. 독수리훈련에 참여하는 미군은 3600명으로, 지난해 3700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대변인은 이날 담화를 통해 한·미 양국의 독수리훈련을 비난하면서 "괴뢰역적 무리들이나 처리하자고 우리 군대와 인민이 품들여 마련한 핵무기를 쓰지 않는다는 것쯤은 똑바로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