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하나은행 연임...신한지주 "순리대로"
[뉴스핌=강필성 기자] 시중은행 은행장들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대대적인 개혁 인사가 단행되는지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했다.
대체로 연임이 되거나 새로 선임되더라도 내부출신 유력한 후보가 '순리대로' 최종 선정됐다.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된데다 민영화, 통합 등 실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통령 탄핵이라는 어수선한 정치, 사회상황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 은행은 대부분 행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했다.
먼저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각각 이광구 행장과 함영주 행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다만 각각 임기는 2년으로 통상 3년 임기보다 1년씩 줄였다. 두 은행장은 각 은행에서 임원추천위원회가 열리기 이전부터 유력한 차기 행장 후보로 꼽혀왔다.
신한은행은 지난 8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을 차기 행장으로 내정했다. 조용병 현 신한은행장이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위 사장이 그 자리에 선임된 경우다. 위 사장은 신한지주 회장 후보 면접 과정에서 조 행장을 추천하며 자진 사퇴한 탓에 행장 선임 절차 이전부터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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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행장의 임기가 다 된 3개 은행 중 2개가 연임되고 1곳이 현 행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사가 선정된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행장 선임 과정에 이렇다 할 갈등이나 사건 없이 안정적으로 선임됐다”며 “최근 은행이 저금리의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이들 은행은 모두 전년 대비 두자리 수 이상 순이익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조940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전년 대비 30.2% 신장했고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도 각각 전년 대비 21.9%, 28.3% 늘어난 1조1350억원, 1조2443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탄핵 정국도 은행의 안정적 인사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있다. 매년 거론되던 낙하산 논란이 최근 탄핵 정국으로 인한 혼란으로 전혀 나오지 않은 것이다.
시중 은행 관계자는 “기존 금융권 수장 선임 과정에서는 정부 측의 입김이 작용했지만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별 다른 외풍 없이 조용한 선임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이 외에 올해 본격적인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지리라는 관측도 ‘안정’에 초점을 맞추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올해 금융권의 금리 인상 기조가 만연한 가운데, 이에 따른 가계 대출 리스크 관리가 실적을 좌우하는 포인트가 되리라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는 급격한 변화보다는 기존 은행을 이끌어온 리더십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은행권의 이런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은 오는 24일 2차 임추위에서 박인규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의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오는 11월 임기 만료를 앞둔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역시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