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대기업 비리 고발 전문 기자 대호(고수)는 3년 전 계획적으로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루시드 드림을 이용, 과거의 기억으로 가 범인의 단서를 추적한다. 베테랑 형사 방섭(설경구)과 친구인 정신과 의사 소현(강혜정)의 도움으로 마침내 대호는 모든 단서가 지목하는 한 남자를 마주하게 된다.
영화 ‘루시드 드림’은 현실과 환상을 연결한 작품이다. 영화는 자각몽(꿈을 꾼다는 사실을 자각한 채로 꿈을 꾸는 것)이라는 낯설고 어려운 소재를 다루지만, 동시에 부성애라는 보편적인 정서에 기댄다. 꿈 이야기가 낯선 관객들을 위한 영리한 선택이다. 여기에 그럴듯한 반전도 넣어 흥미도 돋운다.
문제는 꿈에 치중하느라 서사의 개연성에 소홀했다는 점이다. 루시드 드림이라는 환상의 세계를 방패 삼아 너무 많은 장면에서 갑작스러운 상황과 설정을 삽입한다. 그러다 보니 빈틈이 자주 발견된다. 특히 꿈속에서 일어나는 몇몇 사건은 너무나 허무맹랑해 실소를 자아낸다.
인물의 관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감정적 호소력이 부족한 것도 분명한 단점이다.
그럼에도 불구, ‘루시드 드림’을 봐야 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도전이다. 충무로에서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영역에 발을 들였다는 점은 높이 살 만하다. 또한 어떤 상황에서도 빛나는 고수와 설경구의 열연 역시 박수받아 마땅하다. 두 사람의 연기는 어긋난 영화 속 톱니바퀴를 묵묵히 채운다.
덧붙이자면, 준비 과정부터 꾸준히 언급된 ‘인셉션’(2010)과의 비교는 무리다. 비교는 대부분 독이다. 15세 이상 관람가. 2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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