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장동민(37)은 '더 지니어스'에서 '뇌섹남'의 면모를 보여 '갓동민'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사진=tvN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 캡처> |
[뉴스핌=신우림 인턴기자] '추리·스릴러' 전성시대다. TV를 틀면 머리를 쓰게 만드는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가 수두룩하다.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다른 생각할 겨를 없이 단숨에 초집중 모드에 빠진다.
추리예능이 시작된 초기부터 그 주도권은 케이블과 종편이 단단히 틀어쥐고 있다.
추리예능계 레전드라고 불리는 tvN '더 지니어스'는 인기리에 시즌 4까지 방영하며 지난 2015년 긴 여정을 마쳤다. 각종 커뮤니티에서 우승자들은 이름 앞에 '갓'(God)이라는 칭호가 붙었고, 승리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출연진의 행동은 논란이 되기도 했다. JTBC '코드-비밀의 방'은 방탈출 포맷을, tvN '소사이어티 게임'은 모의사회라는 소재를 도입해 신선하다는 평을 받았다.
2014년부터 시작하여 올 상반기 새 시즌 방송을 앞두고 있는 JTBC '크라임씬3'와 2015년 출발해 꾸준히 방송 중인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문제적 남자)는 현재 추리예능을 이끌고 있다. '크라임씬'은 범인을, '문제적 남자'는 문제의 답을 찾아낸다는 점에서 두 프로그램은 같은 장르임에도 완전히 다르게 느껴진다.
추리예능의 장수비결은 여기 있었다. 시청자들이 출연진과 함께 추리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포맷은 유지하면서, 프로그램마다 새로운 소재와 시스템을 도입해 신선함을 줬다.
무진혁(장혁)과 함께 112 신고센터에서 사투를 벌이는 강권주(이하나)는 작은 소리도 놓치지 않는 '절대 청감 능력'의 소유자다. <사진=OCN '보이스' 캡처> |
이에 비해 추리 드라마는 콘텐츠 특성 상 예능만큼 개성 넘치고 독특한 시도를 하기 어렵다. 때문에 범죄추리물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최근에는 종편·케이블의 시도를 앞세워 추리 드라마에서도 진화가 일어나고 있다.
범죄수사 드라마의 강자 OCN은 정통범죄수사물 뿐 아니라 독특한 등장인물과 컨셉을 통해 다채로운 장르물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 라인업된 작품들이 벌써 흥미를 돋운다.
'절대 청감 능력'이라는 소재로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보이스'는 개성 있는 범죄추리 장르물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지난 1월에 시작해 5회 째 케이블 시청률 1위로 도약한 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형사와 복제 인간의 이야기를 다룬 '듀얼'과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배우 김상중(51)이 출연한 '나쁜 녀석들' 시즌2, 타임슬립범죄물 '터널'이 방송예정이다.
'타임슬립범죄물'이라는 명함을 당당하게 내민 '터널'이 비슷한 설정으로 큰 인기를 거둔 tvN '시그널'과 어떻게 차별점을 둘지도 관전 포인트다. '시그널'로 성공을 거둔 tvN에서도 감정을 잃어버린 형사의 추격스릴러 드라마 '비밀의 숲' 방영을 앞두고 있다.
'피고인'은 가족을 죽인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검사 박정우가 잃어버린 4개월을 떠올리려는 투쟁이야기다. <사진=SBS '피고인' 캡처> |
공중파의 행보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SBS '피고인' 역시 딸과 아내를 죽인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검사 박정우(지성)가 잃어버린 4개월의 시간을 떠올리기 위해 투쟁한다는 범상치 않은 스토리를 갖고 있다. '피고인'은 4회 만에 시청률 20%를 돌파하면서 큰 격차로 '역적'을 따돌리고 월화드라마 1위에 올라섰다.
KBS에서는 이와 사뭇 다른 분위기의 추리 드라마를 선뵐 예정이다. '추리의 여왕'은 기존 추리 드라마의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와 달리, 밝고 인간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발랄한 이미지의 최강희(39)가 생활밀착형 추리퀸 설옥으로 분해 열혈형사 완승(권상우)과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하는 휴먼추리드라마다.
이처럼 일부 마니아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추리 드라마는 이미 어엿한 하나의 장르로 안방극장에 안착했다.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제작사들이 저마다 변화를 모색하면서 추리·스릴러 장르의 스펙트럼은 점차 넓어지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신우림 인턴기자 (wr112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