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세 인하 방안을 2~3주 이내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힌 데 따라 뉴욕증시가 가파르게 뛰었다.
경기 부양을 위한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인 감세에 대한 의지가 확인되면서 최근 시들했던 투자 심리가 재점화됐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9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18.06포인트(0.59%) 뛴 2만172.40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13.20포인트(0.58%) 오르며 2307.87에 거래됐다. 나스닥 지수 역시 전날보다 32.73포인트(0.58%) 상승한 5715.18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의 주요 3대 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올 들어 두 번째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인하 발언이 이날 주가 상승의 핵심 동력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항공업체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2~3주 이내에 ‘엄청난’ 세금 인하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 그는 현행 35%인 법인세율을 15%로 대폭 떨어뜨릴 것이라고 공약한 바 있다.
노던 트러스트의 밥 브라운 최고투자책임자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주식시장에 긍정적, 부정적 변동성을 일으켰다”며 “이날 투자자들은 경제 성장을 향상시키는 데 무게를 둔 발언에 반색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장인 젭 헨살링 텍사스주 공화당 의원이 금융규제를 완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복안을 마련했다는 소식도 금융 섹터를 중심으로 주가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헨살링 의원은 금융권 스트레스 테스트의 완화와 소비자금융보호국의 권한 축소를 골자로 한 소위 ‘파이낸셜 초이스 액트 2.0’의 구체적인 밑그림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0년 금융위기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도드-프랭크법 폐지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고개를 들면서 관련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매트 웰러 파라데이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가 부활한 모습을 연출했다”며 “투자자들의 동물적 감각이 매수 심리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세금 인하안과 금융규제 완화 방안이 의회의 승인을 얻는 과정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투자자들에게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
경제 지표는 양호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23만4000건으로 1만2000건 감소한 동시에 43년래 최저치에 근접했다.
지난해 12월 도매재고는 전월에 비해 1.0%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와 일치하는 수치다.
종목별로는 트위터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주요 지수가 강세를 나타낸 가운데 트위터는 실적 부진을 이유로 12% 이상 폭락했다.
반면 모간 스탠리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등 주요 은행주가 2% 내외로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