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권한대행 예방도 검토…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첫 장관급 회동
[뉴스핌=이영태 기자] 지난 20일 출범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내달 서울을 방문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가질 전망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25일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내달 초 서울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미국 측과 협의 중"이라며 "구체적인 방한 일정을 현재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사진=블룸버그통신> |
'미친개'(Mad dog)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4성 장군 출신의 매티스 국방장관은 트럼프 정권 출범과 동시에 장관에 취임했다.
매티스 장관이 방한하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간 장관급 회동이 될 가능성이 높다. 외교부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내정자와의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추진중이지만 틸러슨 내정자가 아직 상원의 인준을 받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미 간 외교장관 회담보다 국방장관 회담이 먼저 열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트럼프 신행정부 각료 중 해외 방문에 나서는 것도 매티스 국방장관이 처음이다. 매티스 장관 방한 기간 중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예방하는 일정도 검토중이다.
한미 국방장관회담이 열리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방안 등 한미동맹 재조정 문제가 최우선 의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국 정부가 올해 안 운용을 목표로 추진중인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한 입장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일본 공영방송 NHK도 미국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매티스 국방장관이 2월 초 한국과 일본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티스 장관은 지난 20일 상원의 인준을 받아 취임한 후 국방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발표한 담화에서 "동맹 관계의 강화에 노력하겠다"며 영국과 캐나다 등 주요 동맹국 장관들과 전화 회담을 갖는 등 동맹 관계를 중시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NHK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기간 중 미군 주둔 경비의 증액을 요구한 만큼,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매티스 장관이 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한국과 일본을 선택한 이유가 두 나라 정부에 미군 주둔 경비 증액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 당국자는 NHK에 "강력한 동맹 관계를 재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매티스 장관은 지난 12일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한국과 일본이 미군 주둔비용을 추가 분담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혹은 주일미군을 철수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런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움직임은 미국의 이익을 지키고 (방어 공약) 의무를 이행하는 노력에 상당한 도전을 초래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미국의 동맹국들이 의무를 준수하길 기대한다"며 방위비 추가 분담 요구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또 청문회에서 "북한 정권의 지속적인 도발적 언행으로 인해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매우 불안정하다"며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한국, 일본 등 동맹과의 협력을 공고히 하고 미사일 방어능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도통신은 매티스 국방장관의 일본 방문에선 남중국해 군사 거점화를 추진하는 중국과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북한 등을 둘러싼 동아시아의 안보정세, 주일미군 후텐마(普天間) 비행장의 이전문제 등이 논의 의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매티스 장관은 방일 중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과 회담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만날 것으로 관측된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