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몰, JD닷컴, 위챗, 편의점, 우수 대리점서 판매
중국인 유료 콘텐츠(앱) 선호 추세 겨냥, 88위안짜리 가장 인기
[뉴스핌=이지연 기자] 애플이 춘제(春節, 설)를 앞두고 미국, 일본 등에 이어 중국에서 앱스토어 기프트카드를 출시했다. 아이폰 판매 부진에 따른 새 수익원 창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지난 9~15일 알리바바 B2C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서 앱스토어 기프트카드 예약 판매를 실시했다.
앱스토어 기프트카드는 애플 앱스토어에서 유료 앱, 게임을 구입하거나 앱내구매(IAP)를 할 수 있는 상품권으로, 실물 카드 버전과 디지털 버전으로 나뉜다. 금액은 50위안부터 500위안(8000원대~8만원대)까지 다양하다.
특히 고급스러운 포장과 편리한 휴대성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 최고 인기상품인 88위안(중국인들은 숫자 '8'을 좋아함)짜리 앱스토어 기프트카드는 티몰 예약 판매 사흘째인 11일 기준 1500개 이상이 팔려나갔다.
앞서 16일부터는 티몰 외에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웨이신) 공식계정, JD닷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도 앱스토어 기프트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세븐일레븐, 로손(Lawson), 메이이자, 바이롄 등 현지 편의점 및 애플 우수 대리점에서 조만간 앱스토어 기프트카드를 판매할 예정이다.
중국에 출시된 애플 앱스토어 기프트카드. <사진=바이두> |
애플이 중국에서 앱스토어 기프트카드를 출시한 것은 아이폰 판매 부진에 따라 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2016년 아이폰 출하량은 2억700만대로, 전년보다 2900만대 감소했다. 지난해 애플의 주요 하청업체인 폭스콘은 아이폰 판매 부진의 여파로 25년만에 매출이 처음으로 감소했다. 폭스콘 매출에서 애플의 비중은 50%를 상회한다.
하지만 애플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AR게임 포켓몬고 신드롬 등으로 지난해 애플 앱스토어 매출이 40% 늘었다. 올해 1월 1일 앱스토어 하루 매출은 사상 최대인 2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애플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 중국을 공략키 위해 끊임 없는 현지화 전략을 쓰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애플 앱스토어에서 알리페이(즈푸바오) 결제를 지원한 것이 단적인 예다. 알리페이는 중국인 4억5000만명(2016년 기준)이 이용하는 중국 최대 간편결제 앱이다.
애플차이나 홈페이지(왼쪽)와 애플코리아 홈페이지(오른쪽). <캡쳐=애플차이나/애플코리아 홈페이지> |
심지어는 공식 홈페이지 디자인에서도 애플의 중국 현지화 전략이 드러난다.
현재 애플은 붉은 닭의 해 정유년을 맞아 애플차이나 홈페이지를 주홍빛 닭 배경으로 꾸몄으며, 중국 예술가 5명이 그린 정유년 배경화면을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해놨다. 애플 특유의 블랙·화이트 디자인을 버리고 중국색을 입힌 것.
아울러 중국인이 좋아하는 빨간색 아이폰·아이패드 케이스, 빨간색 비츠 솔로3 와이어리스(Beats Solo3 Wireless) 블루투스 헤드폰은 물론 디자이너가 제작한 398위안 춘제 스페셜 아이폰 케이스도 선보였다.
애플 제품 외에 붉은색이 강조된 DJI 팬텀4 춘제 한정판 드론, UBTECH Jimu 로봇(라이언봇) 등도 애플차이나 홈페이지에서 판매되고 있다.
반면 한국과 일본의 애플 공식 홈페이지는 여전히 심플한 애플의 정체성을 고수하고 있어 중국과 대조된다. 한국의 경우 앱스토어 기프트카드도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이러한 차별은 한중 양국간 시장 크기 차이에 기인한다. 중화권 시장은 애플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한국 매출보다 18배나 많다.
애플차이나 홈페이지에서 판매되는 중국향 애플 제품. <캡쳐=애플차이나 홈페이지> |
[뉴스핌 Newspim] 이지연 기자 (del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