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첫 공식 기자회견에 대한 실망감이 주가 발목을 잡았다. 다만 장 초반 다우존스 지수가 세 자릿수의 하락을 나타내는 등 가파르게 떨어졌던 뉴욕증시는 후반 낙폭을 크게 축소하며 거래를 마쳤다.
주식부터 외환시장까지 투자자들은 트럼프 공약의 구체안과 실행 여부가 확인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12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63.28포인트(0.32%) 하락한 1만9891.00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4.88포인트(0.21%) 떨어진 2270.44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6.16포인트(0.29%) 내린 5547.49에 마감했다.
장 초반 3개월래 최대 하락을 기록했던 주가가 후반 낙폭을 좁혔지만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테미스 트레이딩의 조 살루치 주식 트레이딩 헤드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랠리의 피로감이 뚜렷하다”며 “2개월 이상 강세 흐름 뒤 조정이 나올 시점인 데다 투자자들이 어닝 시즌을 맞아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 이행에 대한 주문은 연방준비제도(Fed)에서도 나왔다. 이날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약속은 충분하다”며 “이제 행동을 보여줄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하지만 트럼프 당선자의 재정 확대 공약이 2018년 혹은 2019년까지 실제로 이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 연준 정책자들은 매파 목소리를 높였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가 2017년 강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며 “세 차례의 금리인상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 역시 재정정책이 앞으로 1~2년 사이 미국 경제 성장을 재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4%의 경제 성장률 달성을 위해서는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트 연은 총재는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옹호했다.
어니 세실리아 브린 마 트러스트 최고투자책임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가 폭등했지만 세부적인 이행 방안이 없이는 랠리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섹터별로 트럼프 랠리를 주도했던 금융섹터가 약세를 나타냈다. 골드만 삭스가 0.8% 내렸고,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이 각각 0.6%와 1.2% 떨어졌다.
투자자들의 혼란이 증폭된 가운데 CBOE 변동성 지수(VIX)는 12.3으로 9% 뛰었다.
경제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24만7000건으로 시장 전망치 25만5000건을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12월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0.4% 사승해 11월 0.3% 떨어진 뒤 상승 반전했다. 다만 시장 예상치인 0.7%에는 못 미쳤다.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 이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달러 인덱스가 장 초반 0.9% 밀린 뒤 장 후반 낙폭을 0.35%로 좁혔다.
금 선물은 초반 달러화 하락에 온스당 1200달러 선을 넘어섰지만 상승분을 일부 반납, 온스당 1199.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 역시 초반 낙폭을 축소하며 2bp 내린 2.36%를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