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선거 이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가운데 뉴욕증시가 박스권에서 방향 없는 널뛰기를 연출했다.
기자회견 직후 내림세로 돌아선 증시가 후반 완만하게 상승세를 회복하며 거래를 마쳤지만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결과와 거리가 멀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11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98.75포인트(0.50%) 상승한 1만9954.28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6.42포인트(0.28%) 오른 2275.32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11.83포인트(0.21%) 상승한 5563.65에 거래,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소위 트럼프 랠리가 한풀 꺾이면서 투자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이 상승 탄력을 회복시켜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예상은 빗나갔다.
오히려 헬스케어 섹터와 록히드마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내는 등 트럼프 당선자가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이 월가의 평가다.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부터 세금 인하까지 주요 공약에 대한 트럼프 당선자의 의지가 확인되지 않은 데 대해 투자자들은 다소 실망스럽다는 표정이다.
하지만 장 후반 증시가 상승세를 회복한 것은 여전히 강한 내성이 자리잡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캐피털 증권의 켄트 엔겔크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이제 트럼프 당선자는 공약을 실천으로 옮겨야 하는 시점”이라며 “공약 이행의 속도가 앞으로 주가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 루치니 재니 몽고메리 스콧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기업 실적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실제 정책까지 불확실성과 힘겨루기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랜디 프레드릭 찰스슈왑 트레이딩 부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트럼프 당선자에 대한 기대감을 주가에 충분히 반영했다”며 “이 때문에 취임 이후 행보가 주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굵직한 경제 지표 발표가 부재한 가운데 이날 트럼프 당선자의 발언이 특정 섹터와 종목의 주가에 강한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헬스케어 섹터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트럼프 당선자가 “헬스케어 업계는 거대한 로비 조직을 앞세워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동시에 의약품 개발을 뒷전으로 하고 있다”며 “관련 산업을 제 자리로 돌려 놓은 때”라고 밝힌 데 따라 아이셰어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로지 상장지수펀드(ETF)가 3% 급락했다.
밴에크 벡터스 바이오테크 ETF가 2.6% 내렸고, 헬스케어 셀렉트 섹터 SPDR ETF가 1% 하락하는 등 관련 종목이 가파르게 하락했다.
반면 머크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폐암 치료제의 검토를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8% 뛰었다.
이 밖에 골드만 삭스와 IBM이 각각 1.3% 상승하면서 다우존스 지수의 상승 반전을 이끌어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