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자본 유출이 지속하고 있으며 이것이 사우디가 발표한 장기 성장 계획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사진=블룸버그> |
11일(현지시각)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에 따르면 최근 사우디의 금융자본 유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확대됐다.
BAML은 이 같은 자본 유출이 지난해 사우디가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를 다변화하려는 계획을 무색하게 한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사우디는 ‘비전 2030’을 공개하며 4년 안에 원유에 대한 의존을 끝내고 전체 경제에서 민간이 차지하는 비중을 65%까지 늘리기로 했다.
진-미셸 살리바 BAML 애널리스트는 유출 규모를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사우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가 외환보유액을 압박하지 않기 위해 투자를 신중히 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 같은 유출이 지속한다면 당국은 경제 개혁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정부 수단에 의지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의 지난해 3분기 물가를 감안한 국내총생산(GDP)은 1년 전보다 0.9% 증가에 그치며 지난 2013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재정 적자 규모는 2970억 리얄로 1년 전 3670억 리얄보다 축소됐다.
BAML은 사우디가 최근 유가 상승의 수혜를 입겠지만, 유가가 지난 2014년 붕괴하기 전 고점까지 오르진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 하락은 사우디 정부가 역사상 처음으로 국제 채권 시장의 문을 두드리게 했다.
사우디는 지난해 10월 신흥시장으로는 기록적인 첫 달러화 국채 발행에 성공했다. 당시 사우디가 발행한 175억 달러의 국채에는 전세계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렸다. 사우디는 이르면 2월 또 다른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