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스타인, 올해 메이저 업체 수익성 대폭 강화 전망
에너지 섹터 정크본드 프리미엄 유가 90달러 당시 수준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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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약 2년간의 유가 폭락으로 벼랑 끝 위기에 몰렸던 글로벌 석유업계가 ‘스위트 스팟’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가가 수직하락 하기 이전 투자를 단행한 프로젝트의 본격 가동과 비용 하락이 맞물리면서 메이저 업체들의 수익성이 올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이행에 대한 기대로 유가가 상승 추이를 지속한 사이 관련 회사채의 프리미엄이 가파르게 하락,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원유 <출처=블룸버그> |
11일(현지시각) 스탠포드 번스타인은 투자 보고서에서 엑손 모빌을 포함한 글로벌 석유 메이저들의 올해 수익성이 크게 강화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석유 시추 및 탐사 예산을 별도로 확대하지 않고도 과거 투자한 설비로 생산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고, 유가 폭락으로 단행한 비용 감축 역시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제 유가가 올해 배럴당 50달러 선을 지켜낼 경우 주요 업체들이 강한 턴어라운드를 달성, 별도의 자금 조달 없이 배당을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스탠포드 번스타인은 판단했다.
마크 타브레트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석유 메이저들이 올해 스위트 스팟에 진입했다”며 “유가 폭락 이전 단행한 대규모 투자가 마침내 결실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월 배럴당 27.10달러까지 밀리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브렌트유는 지난해 말 57.89달러까지 오르며 두 배 이상 뛰었다.
월가 애널리스트는 올해 브렌트유 평균치가 배럴당 55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런던 소재 주식 브로커인 레드번의 롭 웨스트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유가 폭락 이후 메이저 업체들의 대형 프로젝트 투자가 마비됐고 올해도 신규 투자가 활발하지 않을 것”이라며 “2020년이면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유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상당하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유가 상승 포지션이 사상 최고치에 이른 한편 숏 베팅이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순매수 포지션이 3040만건에 달했다.
최근 골드만 삭스는 OPEC의 감산 합의가 원유 시장의 수급 불균형 해소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분석했다.
OPEC과 비회원 산유국들이 이미 감산 합의를 84% 가량 이행하기 시작했고, 원유 재고 정상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석유 업계의 청신호는 회사채 시장에서도 확인됐다. 정크 등급 회사채의 프리미엄이 지난 2014년 9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
미국의 금리인상을 둘러싼 우려에도 에너지 섹터의 정크본드 프리미엄이 미국 하이일드 본드 평균 수익률 대비 21bp까지 하락,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에 거래됐던 당시 수준을 회복했다.
웰스 파고 애셋 매니지먼트의 니클라스 노덴펠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석유 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다는 의견이 투자자들 사이에 지배적”이라며 “관련 섹터에 대한 비중을 과감하게 축소했던 펀드매니저들이 적극적인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OPEC의 감산 합의에 따라 유가의 상승 여지가 하락 리스크보다 크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GAM의 잭 플레허티 이사는 “투기 등급 석유 업체들이 경영 효율성 향상과 리스크 헤지를 통해 국제 유가의 BEP(Break Even Point)를 떨어뜨렸다”며 “이와 동시에 디폴트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투자 매력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어닝 시즌을 통해 석유 업체들의 수익성과 함께 올해 유가 및 이익 전망이 시장의 기대치를 만족시킬 경우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베팅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