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의 김고은과 공유, '태양의 후예'의 송중기와 송혜교 <사진=tvN, KBS> |
[뉴스핌=이현경 기자] 같은 부모 밑에서 나온 작품이라 그런 것일까. ‘도깨비’에서 ‘태양의 후예’의 냄새가 난다. ‘도깨비’에서 ‘태양의 후예’의 흔적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는 삼각관계 로맨스가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태양의 후예’에서도 송중기와 송혜교, 그리고 진구와 김지원 커플의 이야기가 각각 그려지며 눈길을 끌었다. 삼각관계라는 갈등 없이도 각 커플의 에피소드 자체가 볼거리였다. 이 공식은 ‘도깨비’에서도 통했다.
‘도깨비’에서는 공유와 김고은, 그리고 이동욱과 유인나가 커플로 맺어졌다. 이 네 명은 모두 사랑으로 이뤄진 관계. 운명적으로 만난 도깨비(공유)와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 전생에서 이생까지 인연을 맺은 저승사자(이동욱)와 써니(유인나)까지. 커플의 심오한 사연만으로도 이야기는 충분하다.
'태양의 후에'의 송혜교와 송중기(위 왼쪽), '도깨비'의 공유와 김고은(아래 왼쪽), '도깨비' 브로맨스를 펼치는 공유와 이동욱, '태양의 후예'의 브로맨스를 선보인 진구와 송중기, '도깨비'에서 시스터후드를 뽐낸 유인나와 김고은(오른쪽 위로부터) <사진=tvN, KBS> |
한 때 ‘태양의 후예’의 유행어이기도 했던 ‘~말입니다’ 어투가 ‘도깨비’에서도 쓰이고 있다. 군인인 송중기가 소속된 알파팀에서는 상사에게 ‘~말입니다’로 마무리하는 말투를 썼다. 이번 ‘도깨비’에서는 저승사자 조직 집단에서 ‘말입니다’가 쓰이고 있다. 이동욱의 저승사자 후임은 선임인 이동욱에 ‘~했지 말입니다’ 투를 쓴다. 상하 관계가 분명한 조직에서 쓰는 말투를 ‘태양의 후예’ 이후 또 보게 된 시청자는 반가운 마음이 든다는 반응을 보인다.
브로맨스와 시스터후드도 드라마의 주요 코드로 쓰이고 있다. ‘태양의 후예’에서는 진구와 송중기가 브로맨스로, 송혜교와 김지원은 티격태격하다가도 차진 합을 선보이며 시스터후드 케미를 선사했다. ‘도깨비’에서는 공유와 이동욱이 초반 서로를 견제하다 끈끈한 정이 생기면서 진한 관계를 키워가고 있다. 유인나는 김고은의 든든한 아르바이트 사장님이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끈끈함을 자랑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이동욱과 송중기 <사진=tvN '도깨비' 캡처, KBS 2TV '태양의 후예' 캡처> |
이 뿐만이 아니다. 김은숙 작가는 ‘도깨비’에서 드라마 팬들에 깜짝 이벤트를 선사했다. ‘태양의 후예’ 속 송중기의 대사를 저승사자가 패러디한 것. 지난 6회에서 저승사자가 유인나를 스치면서 한 말이 그대로 ‘태양의 후예’의 송중기가 한 말을 패러디했다.
과거 ‘태양의 후예’ 2회에서 송중기가 송혜교에 “저는 군인입니다. 군인은 명령으로 움직입니다. 때론 내가 선이라 믿는 신념이 누군가에겐 다른 의미라 해도”라고 말했다. 이를 착안해 저승사자 이동욱은 자신을 찾는 유인나를 바라보며 “저는 저승사자입니다. 저승사자는 명령으로 움직입니다. 때론 내가 선희라 믿는 사람이 누군가에겐 써니라 해도”라고 속마음을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장면은 방송 이후 화제가 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현재 ‘도깨비’는 시청률 15%에 육박하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현재 김은숙 작가는 16회까지 탈고를 마친 상황이다. 최근 후반 작업을 위해 14일 결방을 결정한 가운데, ‘도깨비’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