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부터 도요타까지 '압박' 모터쇼 주요 쟁점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2017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단연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했다.
지난 8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모터쇼에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 경영자들과 주요 외신들은 자동차보다 트럼프 당선자의 트위터에 앵글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사진=블룸버그> |
트위터에서 드러낸 트럼프 당선자의 부적절한 언행부터 노골적인 경영 간섭 및 이에 대한 대응책에 관한 말들이 디트로이트를 달구고 있다.
폭스바겐을 포함한 다수의 기업들이 주요 발표회나 기자회견에서 특정 모델이 ‘메이드 인 아메리카’라는 사실을 특별히 강조하는 등 과거 보지 못했던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일부 업체는 생산라인의 해외 이전 계획을 철회한 뒤 트럼프 당선자와 무관한 결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제조업 부활과 고용 창출을 공약으로 내세워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서프라이즈’ 승리를 거둔 그는 세금 협박을 동원해 해외에 공장을 설립하려는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을 주저 앉혔다.
제너럴 모터스(GM)의 소형차 공장 멕시코 이전 계획에 대해 트럼프 당선자는 ‘끔찍한’ 결정이라며 직설적으로 일갈, 16억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무산시켰다. GM은 미시간에 7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트럼프 당선자의 압박은 포드와 도요타,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 전방위로 확산됐고, 타겟이 된 기업들은 일제히 백기를 들었다.
하지만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 차기 대통령의 위협적인 발언에 끌려 다녀서는 곤란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자동차 전문 평가 기관 켈리 브루 북의 칼 브로어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소형차 생산 지역으로 비용 측면에서 멕시코가 미국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며 “자동차 업체들이 미국 시장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 주요 시장과 유리한 수출 계약을 이끌어내는 수완이 동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자동차 업계 경영자들은 트럼프 당선자의 세금 협박이 일방적인 횡포가 아니라 거래의 접점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해외 투자 계획을 접는 조건으로 여러 가지 ‘당근’을 챙길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자동차 업체들의 로비가 활발하다. 볼보 자동차 그룹을 포함한 일부 업체는 세금 인하 로비를 벌이고 있다. 내년 사우스 캐롤라이나 공장 신설에 대한 화답으로 35%의 세금을 15%로 인하해 달라는 주문이다.
GM과 다임러는 연비 관련 규제 완화 및 지역별로 분산된 규정의 재정비를 요구하고 있다. 2019년 초 3가지 세단의 제조를 위한 신규 공장 설립을 계획중인 BMW는 멕시코를 포함한 주요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유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 피아트 크라이슬러를 포함한 일부 업체들은 상하수 시스템부터 도로까지 인프라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에 잰걸음을 하는 업체들은 도로와 교통 시스템 등 관련 인프라 건설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일본 자동차 업체 닛산의 카를로스 곤 회장은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가 뒷받침될 경우 미국 생산에 따른 비용 부담이 상쇄될 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