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제너럴모터스(GM)가 미국에서 쉐보레 크루즈를 생산하지 않으면 수입품에 부과하는 국경세(border tax)를 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외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는 기업들을 다시 미국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최근의 행보와 같은 맥락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GM은 대부분의 크루즈가 이미 미국에서 생산되며 멕시코 생산은 국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블룸버그> |
트럼프 당선인은 3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GM이 멕시코에서 만든 쉐보레 크루즈를 세금 없이 국경을 넘어 보내고 있다며 "미국에서 만들지 않으려면 높은 국경세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트럼프 당선인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한 비판과 맥을 같이 한다. 그는 이 협정이 미국의 자동차 생산을 빠르게 멕시코로 보내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캐나다, 멕시코와 다시 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밖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는 기업들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 제조업이 미국으로 돌아오도록 만들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멕시코에서 생산한 재화에 3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제한한 바 있다.
미국 자동차 기업들은 NAFTA가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밝혀 왔다. GM은 성명을 통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쉐보레 크루즈 세단은 오하이오주 로즈타운 조립공장에서 제조되며 국외 시장 판매를 목적으로 쉐보레 크루즈 중 해치백 모델만 멕시코에서 만들고 있고 미국으로 파는 양은 적다고 해명했다.
더 구체적으로 GM은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크루즈는 총 19만 대로 이 중 약 2.4%인 4500만 대만이 멕시코에서 제조된 해치백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GM은 지난가을 크루즈의 해치백 버전을 멕시코 라모스 아리스페에서 만들기 시작했다. 이 모델은 GM 크루즈 전체 매출에 10%에도 미치지 않는다. 앞서 GM은 크루즈를 생산해 온 로즈타운에서 1000명을 감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의 공약대로 미국 내 일자리를 증가시키기 위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한 제조사들이 미국으로 돌아올 것을 장려하고 있다. 지난 11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은 자동차 제조사 포드가 켄터키의 링컨 자동차 제조 공장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포드는 멕시코로 이전하려고 했던 링컨 크로스오버 웨건 공장을 켄터키 루이빌에 계속 두기로 했다. 이 역시 트럼프 당선인이 포드를 압박한 데 따른 결정이다.
포드는 이날 16억 달러 규모의 멕시코 공장 건설 계획을 취소하고 미시간주에 7억 달러를 들여 공장을 확장하기로 했다. 미시간 공장 증설로 700명의 새 일자리가 생긴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포드는 멕시코에서 공장을 늘리는 대신 에르모시요의 공장에 집중하며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미국 최대 자동차 생산 기업인 GM은 지난해 10월까지 전체 북미 생산량의 19%를 멕시코에서 생산했다. 포드의 경우 이보다 낮은 13%를 멕시코에서 만들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