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자들' 포스터 <사진=채널A> |
[뉴스핌=황수정 기자] 채널A의 새로운 시사예능 프로그램 '외부자들'에 대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사람들의 관심이 사회적 이슈에 쏠려 있는 가운데, '외부자들'의 등장이 반가우면서도 조금은 조심스럽다.
'외부자들'은 지난달 27일 첫 포문을 열었다. 정치, 사회 등 각 분야의 현안을 짚어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돼 MC 남희석을 중심으로 진중권 동양대 교수,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 안형환 전 새누리당 의원이 출연한다. 이미 각종 방송이나 SNS를 통해 신랄한 입담으로 정평이 난 인물들. 이에 방송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고, 그 결과 시청률도 높았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 '외부자들' 1회 시청률이 3.686%를 기록했다. 이는 동시간대 방송된 JTBC '힙합의 민족2'(1.236%), MBN '엄지의 제왕'(3.640%), TV조선 '스타쇼 원더풀데이'(2.800%)보다 높은 수치. 또한 이날 방송된 채널A의 모든 프로그램 중에서도 시청률 1위에 해당한다. 보수 색채가 깊은 채널A에서 이런 성과가 나타났다는 것이 놀랍다.
'외부자들'에 출연 중인 진중권, 전봉주, 안형환, 전여옥(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사진=채널A '외부자들' 캡처> |
'외부자들' 김군래PD는 "요즘 너무 많은 뉴스가 업데이트 되고, 방대한 정보들로 관심은 있지만 그만큼 혐오도 높다.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시사적인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며 "특히 3050 남성분들께 채널A의 다른 면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패널들에 대해 "단순히 말만 잘하는 사람들보다 스타성을 겸비한 대중적인 인물들을 모으고 싶었다. 그동안 종합편성채널에서 이미지 소비가 많이 된 분들을 제외하고 찾아봤다"고 전했다.
첫 방송 당시 '외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에 대해 전여옥 전 의원이 생생한 경험담을 전하는가 하면, 정봉주 전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유아적 사고방식을 자장면에 비유하거나, 진중권 교수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통령 출마에 대해 과거 자신이 진행했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에피소드를 전하며 행보를 예측하는 등 시청자들의 흥미와 정치적 이슈에 대한 이해를 단번에 잡았다.
네 사람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 거침 없는 솔직한 발언들은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사이다를 선사했다.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에서 서로를 공격했던 과거와 달리 예상보다 훨씬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차분하게 이야기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4명의 패널들이 현안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개진하며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호평과 함께 걱정과 우려도 공존한다. 시사예능 프로그램의 특성상 패널의 입담에 좌지우지 되는 면이 많은데, 아직 '외부자들' 패널들은 각자의 전문성이나 날카로운 비판이 완전히 다 드러나지는 않았다. 그동안의 경험만으로 이야기를 하기엔 앞으로 '외부자들'을 끌어갈 동력이 부족하다. 또 후발주자로서의 부담감 때문인지, 너무 많은 이슈를 다루려는 욕심이 오히려 깊이 있는 분석을 하지 못하고 산만함을 자아냈다.
'외부자들' 첫 방송 후 호평과 혹평이 엇갈렸다. <사진=채널A '외부자들' 캡처> |
또 현재 가장 뜨거운 감자인 시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긴 했지만, 신변잡기적인 이야기가 많았다는 지적과 진중권 교수의 반말 발언이 거슬린다는 반응, MC 남희석의 역할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이미 시사예능으로 자리를 잡은 JTBC '썰전'과 TV조선 '강적들'과의 차별성과 경쟁력에 대한 의문도 남아있는 상태다.
특히 '썰전'의 경우 시청률이 10%를 넘을 정도로 독보적이다. 유시민과 전원책, 김구라의 조합은 물론, 최근에는 청문회 스타를 포함해 정계 인사들의 출연으로 더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강적들' 또한 여러 구설수에 휩쓸린 바 있지만 다양한 패널과 탄탄한 시청자층을 보유하고 있다. '외부자들'은 다루고 있는 주제부터 패널의 구성이나 스튜디오의 연출 등이 '썰전' '강적들'과 유사한 구석이 많다.
김군래PD는 "단순한 이분법적인 진영 논리로 나누고 싶지 않다"며 "현안을 정치적으로 바라보기 보다는 합리적인 의심의 측면에서 다가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또 MC의 영역에 대해서는 "남희석 씨가 있었기에 너무 딱딱하지 않게 캐주얼하면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다. 40대 중반 남성 시청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질문을 던지며 점차 포지션을 찾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부자들'은 이제 겨우 첫 발을 뗐다. 섣부른 판단을 하긴 이르지만 첫방송은 합격점이다. 무엇보다 채널A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반갑다.
[뉴스핌 Newspim] 황수정 기자(hsj1211@newspim.com)